나 뭐 되냐고
어느 날 브런치에서 보낸 알림이 떴다. 꾸준함을 근육 성장에 빗대어 어여쁘게 다독이지만 한마디로 "글 안 쓰냐?"라는 말.
며칠간 글보다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아니. 사실 핑계다. 좀 더 좋은 문장 구사를 위해 쓰고 지우고, 며칠 후 퇴고하고, 발행을 망설이다 한 달 가까이 글을 쓰지 않았다.
잘 쓰고 싶다. 더 많은 조회수와 좋아요를 받고 싶다. 그래서 쥐어짜고 끄적였다. 그러다가 놓아버렸다.
그러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쓰고
외면당하고
그래도 쓰고
읽히고
를 반복해야 할 글쓰기가 수천, 수만 개다.
며칠 전까지 우리 수강생분들한테 꾸준하려면
욕심내지 말라고, 잘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못 하는 나를 인정하기'라고, 즐기다 보면 꾸준하게 되고, 그것은 어느새 실력이 돼있을 거라
용기를 불어넣고 다독인 본인은
정작 그걸 못 하고 있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그러지 않고 있다.
응. 그래서 이제 나도 못 하려고.
그리고 못 하는 나를 계속 예뻐하고 다독이려고.
브런치에서 보낸 알림 하나가 키보드를 다시 쥐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브런치 작가라서 참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이 혼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