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삶에서 사랑 이어가기
우리는 매일 이렇게 어긋난다. 낮에는 내가 바쁘고 밤에는 그가 바쁘다. 서로 연락을 주고 받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우리를 연결하기에는 태부족이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우린 서로 만나지도 못했겠지?
얼마 전 만난 친구는 런던에 사는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끔 오고 간다지만 일 년에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 화상 전화를 매일 한다고 말하지만 정말 애틋하게 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 견딜까? 그 친구에 비하면 나는 축복받았다. 같은 하늘 아래서 숨 쉬고, 서로 시간을 확보하면 만날 수는 있으니까.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생사를 확인하니까. 그래 아주 감사하다.
오늘 갑자기 그가 만나자고 했지만 선약이 있어 만나지 못했다. 선약을 깨고 만날 용의도 있었지만 그가 원하지 않았다. 그의 배려에 고마웠다. 나의 삶을 존중해주는 느낌이랄까?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이기적인 나는 겉으로는 표현하지는 않아도 '내가 소중한가 아니면 선약이 중요한가?'라는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인생을 버리고 사랑만 먹고 살 순 없으니까. 평행선처럼 팽팽한 사랑을 이어나가야 한다. 사랑과 인생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 인생이라는 혼자만의 외로운 길에 사랑은 왔다갔다 스쳐 지나가는 봄바람 같은 것.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건(1990, 1967)은 빼어난 영상미와 잔잔한 음악으로 가슴 설레는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사랑과 삶 중 하나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내 몰린 두 사람은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한다. 우리는 비극이라 말하지만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원없이 사랑해서, 그리고 함께 떠나서 행복했을까?
Elvira Madigan(엘비라 마디간) OST: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Mozart, Piano Concerto No. 21 K467)
그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함께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장면
귀족 출신의 젊은 장교 식스틴(Lieutenant Sparre: 토미 베르그덴 분)과 서커스단에서 줄타는 소녀 엘비라(Elvira Madigan: 피아데게드 마르크 분)는 깊은 사랑에 빠진다. 전쟁의 혐오감과 무상함에 빠진 식스틴은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린 채 탈영하고, 엘비라도 부모와 서커스, 명성을 버리고 식스틴과 도주한다. 오염된 사회를 벗어나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신분 차이는 결혼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허락하지 않는다. 더우기 그들 앞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정열적이고 행복한 사랑을 간직한 채 사랑의 안식처를 찾아 두 발의 총성속에 사라진다.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