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가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유튜브. 그러나 섣불리 시작하는 아무나가 되지 못한 채 여전히 컨셉 고민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시간 나면 해 봐야지. 한번 즘은 해 보고 싶긴 한데. 어떻게 뭣부터 시작해야 하나... 주제가 확실해야 한다던데. 쇼츠로 시작해야 하나, 동영상 업로드가 좋으려나... 편집 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나... 끝없는 꼬리물기에 결국 또 한걸음 뒤로 물러나고 맙니다. 말하자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생각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작이 되지 않으면
머릿속에 자리만 차지하는
생각덩어리일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여덟 살인 아들이 묻더군요. 유튜브에 영상 올릴게 생겼는데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느냐고, 방법 좀 알려달라고 말이지요. 어린애가 무슨 유튜브야... 생각되던 순간 번뜩 깨어난 기억이 훅- 말을 건네옵니다.
'그냥 하는 거야.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잠시 잊고 있던, 빠르게 실패하기를 비롯해 x10배의 법칙 등 다수의 행동력 언급 책들이 스쳤습니다. 뭐든 망설임 없이 일단은 해보는 거야 하며 되뇌었던 지난날들이 부끄러웠네요. 그리고 더 망설이고 주저할 것 없이 '그래. 그럼 같이 한번 만들어보자' 대답했습니다.
매달 지금 껏 안해본 새로운 것을 도전해보려 하는데요. 이번 9월은, 아들의 유튜브 계정을 생성하게 되었지 말입니다. 우선 닉네임을 만들고, 좋아하는 것들을 기입하고, 이미지를 찍어 프로필 사진도 업데이트했습니다. 아들은 아들대로 무척 즐거워하고, 엄마는 엄마대로 재밌게 서포트를 해 주고 있습니다.
어린이 유튜브 계정 만드는 법
1. 닉네임 만들기 : 아이에게도 묻고 엄마도 생각해가며, 떠오르는 데로 적어봅니다. 종이에 적으시면 좋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며 정해봅니다.
2. 콘셉트 정하기 : 아이의 취향을 적극 반영합니다. 어떤 영상을 올리고 싶은지, 어떤 유튜버처럼 되고 싶은지를 묻습니다.
3. 유튜브 계정 생성하기 : 이메일 만들기와 같이, 계정 만들기를 하면 됩니다. 그런 후 미리 정해둔 닉네임을 기입해 줍니다. (닉네임은 변경 가능합니다!)
4. 영상 올리기 : 핸드폰 사진첩에서 영상 선택 후, 업로드를 합니다. 숏츠로 할지 동영상으로 할지만 선택하면 됩니다.
5. 축하드립니다. 모두 끝났습니다.
그동안 컨셉 정하느라, 구성 짜느라 닉네임 생각하느라 일 년이 넘도록 까딱하지 않던 손가락이 이렇게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니. 아들에게 하려 하면 해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는지, 아니면 그간 생각만 하며 미뤄온 아쉬움을 아들의 계정으로 메꾸고 싶었던 것이었을까요? 하루 이틀 만에 뚝딱뚝딱 계정을 만들고, 어느새 업로드 한 동영상도 몇 편 되어갑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음성녹음도 넣어보고 싶어지고. 하다 보니, 자막도 넣어보고 싶어집니다. 내용을 알아보기 쉽도록 썸네일을 만들어봐야겠다 싶고, 그러다가 시청하는 누군가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자꾸만 추가 요소를 더하고 싶고, 조회수 실험도 하고 싶어집니다.
아들은 조회수보다는 영상에 댓글이 달렸는지가 궁금한지, 좋아요 & 구독 해달라는 음성 멘트를 넣어보자며 의견도 내기 시작합니다. 이번 주 영상 10개 올리고 구독자는 10명 채워보기! 도전도 해보면서 나름 아들과의 공감되는 이야기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커가는 아들과의 공통된 관심사로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음도 매우 흥미진진하고 말이지요. 좋아하는 것이 점점 많아지는 아이에게 유익하고도 즐겁게, 가급적 생산적인 활동에 접근하게끔 안내해 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식은 학습으로 승화시킴이 맞습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는 부모가 되고프기에 오늘도 학습을 합니다.
아이의 궁금증을 같이 고민하며 '일단 한번 해보기'의 본보기가 되어 봅니다. 빠른 실패하기를 위해 시작을 하고, 10배의 법칙을 적용하려 시도를 합니다.
무엇이든 일단은, 직접 해봐야 어떤지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해 봅시다. 시도해 보고 복기하고, 복기하며 배우면 됩니다. 그렇게 반복하고 꾸준히 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행동의 중요성이니 꾸준함은 절대 말로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가리키려 들지 않아도 부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똑같이 따라 하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그저 우리 어른들은 시작함에 있어 망설임이 없을 것. 그리고 꾸준한 모습을 항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싶습니다. 그게 안되는 걸 어떻게 가 아닌, 조금씩이나마 그 어려운 걸 해보는 겁니다.
내가 어떻게 가 아닌, 내가 못할게 뭐야! ...라고 말입니다. 어린 아들 유튜브 계정하나 만들고, 밀려드는 생각은 어째 끝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간의 반성의 의미일 수도 있겠습니다.
해보려 생각한 것은, 해보면 되는 것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