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시마 섬에서의 이틀간. 두 번째 이야기.
쓰시마 섬의 숙소는 8할이 '민슈쿠'라 불리는 민숙, 익숙한 말로 하면 민박이다. 한인 민숙도 많고, 현지인 민숙도 많다. 내가 묵은 곳은 일본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작은 민숙이었고 바다가 몇 걸음 앞에 보이는 어촌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침에 바깥을 보니 배들이 빼곡하게 떠있고 더할 나위 없이 조용했다. '조용함'은 쓰시마 섬의 전역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성격 중 하나이다.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고 인적 또한 드물었다. 나는 그 점이 은근히 좋았다.
아침식사 이야기를 하면 다시 '방랑의 미식가' 이야기를 곁들여야 한다. 방랑의 미식가의 아무개 편에 주인공이 시골 친구의 집에서 늦게까지 담소를 나누다 버스를 놓쳐 '갑자기' 민숙에 묵는 이야기가 있다. 그는 갑작스러운 1박을 즐거워하며 두꺼운 이불에서 푹 자고 이튿날 아침식사를 하는데, 일본인의 문화에선 친숙한 '민숙표 식사'였다. 말린 전갱이를 불에 굽고, 톳 샐러드와 낫또를 곁들여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다.
여행 뒤에 이 시리즈 한 편을 보고, 내가 먹었던 식사도 '민숙표 조찬'이었구나 싶었다. 방랑의 미식가가 먹었던 같은 종류의 생선과 반찬, 그리고 갓 지은 밥과 미소된장국. 그리고 식사의 끝을 깔끔하게 하는 뜨끈한 녹차. 그 날 먹었던 아침 식사는 풍성하진 않았지만 아직도 기억에서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언젠가 또 민숙에 묵게 된다면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즐기고 싶은 식사이다.
숙소 체크아웃과 렌터카 반납 뒤 남은 시간 동안 히타카츠의 구석구석을 걸어서 구경했다. 전날에 닫혀있던 바람에 가지 못했던 유명한 야마하치 제과를 방문하고,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이틀 간의 쓰시마 섬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여행 동행자는 심한 멀미로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선박 여행의 안 좋은 점) 일본 도시 여행에 비하면 정말 소박하고, 커다란 임팩트도, 신기함도 적은 여느 시골마을이지만 한 번쯤 조용한 곳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곳이다. 멈추어있는 것 같은, 그 안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자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작은 섬. 자전거를 가지고 하이킹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줄곧 있던데,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