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야 할 수밖에 없다.
AI 기술의 화급한 발전은 상품기획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이 제안한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AI와 외부 시스템 간의 표준화된 연결을 가능하게 하여, 단순히 기술 개발뿐 아니라 상품기획의 방법론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CP를 토대로 AI 시대의 상품기획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MCP는 앤스로픽이 개발한 거의 표준급 프로토콜로,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외부 도구, 데이터 소스, 애플리케이션과 표준화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토콜이다. 이는 클라이언트-서버-호스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실시간 데이터나 SaaS 툴(예: 슬랙, 노션, 구글 드라이브)과 연결되어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게 해 준다. 예컨대 MCP를 활용하면 AI가 슬랙의 회의 내용을 요약해 노션에 자동으로 업로드하거나, 구글 드라이브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를 생성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출처: Anthropic.comⓒ2024 Model Context Protocol
지난해 AI의 직업 대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컸다. 2024년 Tech42의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9년까지 AI로 인해 데이터 입력, 단순 고객 응대, 반복적 사무직 업무 등이 소멸하거나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여러 실험 결과들은 AI가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투자 회사는 MCP 기반 AI 에이전트를 통해 금융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투자 결정을 자동화하여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률을 높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MCP기반의 AI 시스템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서 엿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데이터 분석과정을 AI가 담당하면서 상품기획의 방법론에도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열고 있음을 시사한다.
MCP는 상품기획의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재편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접근의 상품기획은 시장 조사, 소비자 니즈 분석, 프로토타입 개발 등의 단계를 거쳤지만, MCP를 활용하면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며, 심지어 초기 기획안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가령, MCP를 통해 AI가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 선호도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콘셉트를 제안할 수 있다. 이는 상품기획자가 반복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MCP는 상품기획 과정에서 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Figma와 같은 디자인 툴에 MCP를 연결하면, 기획자가 “로그인 화면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했을 때 AI가 자동으로 UI를 생성하고, 이를 팀원들과 즉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상품기획의 속도를 높이고, 초기 아이디어 검증(PoC, Proof of Concept)을 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MCP는 상품기획의 전 과정을 데이터 중심적이고 자동화된 워크플로우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MCP의 도입은 상품기획의 민첩성과 유연성을 크게 향상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상품기획자가 다양한 부서(마케팅, 개발, 디자인 등)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율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지만, MCP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이 과정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예컨대 MCP 서버를 통해 CRM 데이터, 시장 조사 결과, 재고 관리 시스템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면, 기획자는 보다 정확한 수요 예측과 상품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는 상품기획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객관성을 강화하고, 주관적 판단에 따른 오류를 줄일 것이다.
또한, MCP는 상품기획의 개인화와 맞춤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AI가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별 소비자에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MCP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이력과 검색 패턴을 분석하면, 특정 고객군에 맞춘 상품 추천이나 프로모션 전략을 즉각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이는 마케터가 고객 접점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MCP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MCP 서버의 보안 문제다. MCP는 다양한 외부 시스템과 연결되므로, 검증되지 않은 서버에 악성 코드가 포함될 경우 데이터 유출이나 시스템 오작동의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MCP 서버 디렉터리 서비스(예: Smithery.ai, Pulse MCP)를 활용하거나, 상업적 이해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MCP가 AI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불확실하나 대세는 이미 정해진 듯하다. 앤스로픽이 오픈소스로 MCP를 공개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고 경쟁사인 오픈AI도 적극적으로 이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대안 기술(A2A, Agent2Agent)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MCP가 표준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상품기획자는 여러 프로토콜을 병행해야 하는 복잡성에 직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와 MCP의 발전이 반복 업무의 자동화로 인해 상품기획자의 생산성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AI가 천연지능의 수준까지 도달한다면 기획의 창의적 영역까지 침범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AI가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상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경우, 기획자의 역할은 단순히 AI의 제안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이는 상품기획 직군의 전문성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MCP는 AI 시대의 상품기획을 데이터 중심적이고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전환시키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상품기획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개인화된 상품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러나 보안 문제, 표준화 경쟁, 그리고 직업적 역할의 재정의 와 같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상품기획자는 MCP와 같은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를 유지하며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