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전자신문 기사에 '스마트폰 대당 이익은?...'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 결론은 애플이 장사를 잘 한다는 것이지만 단편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생각했고, 관련 데이터를 뜯어볼 필요가 있어 조사를 좀 해봤다. (추측컨대, 경쟁 심화되어가고 있는 시장에서 이익률 추적은 의미있는 것이 생각된다.)
아래 표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자료출처: 전자신문, 애플을 제외한 보고서상의 안드로이드스마트폰 5개업체가 2014년에서 2015년에 걸쳐 3분기 동안 보여준 매출 성장세. 애플만 고공행진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자료=찰스 아서>
위의 표에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표면적으로 보면, 안드로이드 탑재한 스마트폰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애플은 지속적인 나홀로 고공행진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공행진의 시작은 아이폰6/6+ 출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기존의 4인치대의 화면을 버리고 더욱 커진 4.7인치와 5.5인치를 택하므로 판매단가가 올라 마진율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대화면을 바랬던 아이폰 잠재 사용자들이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탔던 것이 큰 요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의 애플의 성장률이 무섭다. 2014년 초반에만 해도 애플은 그저 Others 항목의 직전 단계인 5위다. Canalys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가 16%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 16% 공동 1위, 그 다음은 애플은 11%를 차지했다(출시 후, 2분기 동안은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2015년 1분기부터 중국 내 스마트폰 선적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년대비 4.3% 하락)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만 해도 10%대의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해 2015년 들어서서 7% 성장률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지속적인 감소는 글로벌 경제의 큰 타격을 입힐 수 도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중국의 경제성장 덕분으로 잘 지나갔지만 앞으로 닥칠 수도 있는 중국발 경제위기(지금의 헝다 사태)는 중국을 상대로 수출업을 하는 한국의 경제 큰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난데없이 스마트폰 성장률을 얘기하다고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필자가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이다. 경기순환곡선에 따르면, 경기침체 시기에는 사람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져 현금으로 보유하려고 하고 가격민감도가 커진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별다른 특장점 없이 소위 고만고만한 모델이 즐비하게 되며 '제품 간 품질의 차이가 전혀 없는 재화' 즉 상용재(생필품) 시장의 주요상품으로 등장하게 될 경우,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매우 높아진다. 명품(샤넬, 롤렉스 등)처럼 아무리 비싸져도 사는 사람은 있다고 한다면 가격민감도는 낮아지게 되나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품질이 평균이상을 가진다고 한다면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영향을 더욱 더 받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도 출고가가 너무 높다라는 소비자의 인식과 비싼 제품이 더 이상 시장에서의 값어치를 못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대부분 이런 경우는 브랜딩이 약해서 "이 가격에 내가 왜 이 제품을 사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와 경험을 주느냐가 구매의 주요한 포인트로 자리잡게 된다. 그러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사치품으로 볼 것이냐, 필수품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가격 정책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탄력성의 그래프로 비교해보면 이해가 한결 쉬워진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치품으로 가정할 경우, 가격인하 정책은 판매량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필수품으로 분류하게 되는 경우, 가격인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명품들은 해마다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너도 나도 사려 한다. 잘 아시는 '오픈런'과 같은 현상이 이를 아주 잘 대변해준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성능이면 소비자는 가격에 더욱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경기침체이기 때문이다.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하나를 사더라도 신중하거나 가격 비교를 해서 구매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대당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 디플레이션에서 현금 보유하려고 하는 성향은 변하지 않는 본질적 가치를 유지함으로써 생존하려는 소비자 의지의 발현으로 본다. 같은 맥락으로, 심화된 스마트폰 경쟁시장에서의 변치 않는 본질적인 가치를 브랜딩해서 누가 뭐라해도 상품에 대한 가치만큼은 최고로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같은 값이면 이왕이면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쟁체제에서 소비자의 권리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한다면, ‘타겟별 특화(기능)모델에 대한 소비자 니즈 반영’이다.
예를 들어보자, 코스트코의 경우에는 다양하고 많은 품목을 진열하지 않는다. 소량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타겟 고객군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박리다매로 팔아 매출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품질이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 트의 상품보다 훌륭하다.(마친 애플의 수익모델과과 비슷하다) 또한, 매출의 부분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멤버십 가입비다. 아래 표를 보자.
<자료출처: Costco 2014 Annu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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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자료 출처: DividendMonk.com>
위의 표에서, 회원수의 성장할 수록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다시 말하면, 판매수익보다는 ‘멤버십 유지와 확대’가 매출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수익원 셈이다.
이익의 증가는 꼭 실물제품을 판매하여 발생시키는 것이 아님을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에는 매우 어려운 것임을 또한 익히 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들을 기반으로 한 실물적 가치로, 보이지 않는 소비자의 어떤 경험으로 전달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코스트코에 가서 저렴하고 품질좋은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코스트코 멤버십이 꼭 있어야 돼”라고 소비자가 스스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