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가스라이팅
PB와 성장곡선의 중요성
PB(Personal Best)를 세우면 누구나 기쁨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감이 PB의 본질적인 의미를 벗어나 마케팅 도구로 악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사는 정확한 이론과 효과적인 코칭을 통해 수강생이 지속 가능한 성장곡선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PB는 올바른 성장곡선을 따를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물입니다. 성장곡선을 따라 수강생이 꾸준히 실력을 쌓아 나간다면 PB는 수십, 수백 개로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수많은 점이 모여 하나의 실선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PB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점진적이고 꾸준한 실력 향상을 위한 원동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반면, 올바른 성장곡선을 구축하지 않고 PB 하나하나에만 집중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PB 가스라이팅의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PB 가스라이팅과 마케팅
PB 가스라이팅은 다이버에게 무리한 다이빙을 시도하도록 유도하고, PB를 달성한 후 그 공로를 강사의 지도력 덕분으로 과장하여 포장하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행위의 목적은 PB 달성이라는 짧은 성취감을 이용해 다이버가 강사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만들고, 이후 유료 강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이러한 사례는 무료 트레이닝이나 번개 모임에서 자주 나타나며, 선심을 베푸는 것처럼 보이는 무료 트레이닝을 통해 PB 달성을 유도한 뒤, 그 기록을 강조하여 유료 수강 신청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무리한 다이빙에 대해
무리한 다이빙은 다이버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위험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PB를 물어본 뒤 "오늘 반드시 PB를 갱신해야 한다"며 강사가 자극하거나, "그 정도밖에 안 되냐"는 식으로 도발하며, "자기만 믿고 끝까지 가보자"는 권유로 무리한 도전을 강요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무리한 다이빙은 사고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이빙 습관을 왜곡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를 포함한 주변 다이버들의 경험에 따르면, 다이버가 자신도 모르게 무리한 다이빙을 반복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됩니다. 특히 번개 모임에서 처음 만난 다이버와 함께한 세션 중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해야 했던 경우가 자주 이야기됩니다. 이후 해당 다이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잘못된 방식으로 배우거나 번개 모임에서 반복적으로 익숙해진 방식으로 인해 자신이 위험한 다이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리한 다이빙을 피하려면 다이버 스스로 PB 가스라이팅에 빠지지 않도록 절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기존 루틴과 가치관을 지키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다이빙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PB 가스라이팅의 심리적 기술
PB의 주체는 학생입니다. PB를 달성하는 과정은 학생의 노력으로 이루어집니다. 집에서 드라이 트레이닝을 하며, 수업과 다양한 번개에 참여해 풀장에 적응하고 실력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강사는 학생이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성장곡선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입니다. PB를 세우는 데 있어 공로의 80%는 학생의 노력이고, 강사는 20%만을 차지할 정도로 학생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누군가 PB를 세우면 숫자보다 그동안의 노력을 칭찬합니다. 이는 스스로를 단련하는 프리다이빙 정신과 깊이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 경우, 다이버의 노력보다는 강사의 공로를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 기술을 활용하여 PB 달성의 기쁨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호감 이론(Liking Theory): 사람들은 친근한 사람에게 더 쉽게 신뢰와 복종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PB를 세우면 다이버는 강사가 자신을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고 느끼며, 이는 강사와의 라포를 강화합니다.
후광 효과(Halo Effect): 특정 긍정적 경험이 다른 특성에 대한 평가로 확장되는 심리적 편향입니다. PB 달성을 도운 강사는 다이버에게 전반적으로 실력이 뛰어난 전문가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강사의 지도력뿐 아니라 전문성과 인격까지 과대평가되며, 다이버가 강사의 수업에 더욱 의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심리적 상호성(Reciprocity Principle): 사람들은 받은 호의에 보답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사가 무료 트레이닝을 제공한 뒤 PB 기록을 강조하면, 다이버는 강사의 도움에 빚을 졌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껴 유료 수강을 신청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안전한 다이빙과 올바른 성장곡선
강사가 되기 위해 강사 과정을 하는 동안 트레이너님으로부터 배운 가장 중요한 교육 철학은 정확한 이론과 명확한 시범을 통해 수강생이 올바르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사가 되고 나서 이러한 교육 철학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면 PB를 목표로 삼지 않더라도 수강생은 꾸준히 실력을 향상하며 자연스럽게 수많은 PB를 달성하는 모습을 항상 목격합니다.
다이버 스스로도 PB라는 개념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가지고, 무리한 다이빙을 강요받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성장의 핵심은 단기적인 기록 경신이 아닌, 꾸준하고 안전한 발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PB가 성장의 증거가 아닌 마케팅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번개 모임이나 정모에서 트레이닝을 할 때, 다이버의 성장곡선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지, 아니면 PB를 세우는 것을 종용하면서 이후의 수강 신청으로 유도하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