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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3화 의학 고증 정밀 분석

개판 오 분 전

by 시카고 최과장


솔직히 '중증외상센터' 2화까지 리뷰하고 나서, 매우 심한 현타가 왔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하나씩 다 근거를 바탕으로 의학 고증이 잘못되었음을

거의 논문 쓰는 급으로 지적하고 있다 보니까, 시간은 시간대로 많이 들어가고 있는데...

그 대상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개판 오 분 전'이다 보니까 정말 쉽게 짜치는것 같습니다.


'개판 오 분 전'을 주제로 논문을 써봤자, 최대 Output 이 '개판 오 분 전' 밖에 더 되겠습니까?

파면 팔수록 진짜 처참한 수준의 의학고증의 이런 '개판 오 분 전'같은 드라마를 계속 내 피 같은 시간을 들여서 정밀 분석을 해야 하나 하는, 정말 근본적인 현타가 왔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은 했으니까 마무리는 하기로 했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 정도로 의학 고증이 형편없는 의학 드라마는 '중증외상센터'가 정말 처음인 거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중증 외상 센터 3화의 의학고증 실패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앞의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정밀 분석을 진행하게 되면 '중증외상센터' 드라마에 대한 스포는 불가피할 예정이므로, 추후에 드라마를 시청하실 분들 중에서 스포를 원하지 않는 분들은 여기에서 멈춰주시길 바랍니다.






---절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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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3화'

3화에서는 터널 내 추돌 사고로 인한 2명의 외상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복강 내 출혈이 심한 남자 환자가 소생실에서 곧바로 수술실로 옮겨집니다.



#11. 마취에 대한 무개념과 심각한 복장 불량

드라마 작가진들이 마취에 대한 기본 개념이나 가지고 각본을 쓰시는지 심각하게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 나옵니다. 수술실에서 외상외과 펠로우 양재원 선생이 마취를 부탁한다고 마취과 의사에게 부탁합니다.

Combined_Already_Intubated.jpg 이미 호흡관이 들어가 있는 환자한테 무슨 마취를 더 부탁한다고 하는지...?


마취과 전문의로서, 이미 호흡관이 삽입된 환자에게 무슨 마취를 더 해야 되는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전신 마취를 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호흡관을 넣는 순간입니다.

호흡관을 넣을 때가 가장 환자의 바이탈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마취 유도제나 근육 이완제가 정맥주사제로 들어가는 것도 이러한 요동을 어느 정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이미 호흡관이 들어간 환자라면, 고용량의 마취 유도제가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손만 좀 돌려서 마취 가스를 그냥 틀거나 아님 정맥주사제를 그냥 틀어 놓는 것으로 충분한데, 그게 무슨 거창한 일이라고 마취를 부탁한다고 하고 나서는 곧바로 서둘러 달라고 재촉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마취과에서 중심정맥관 (C-라인)이나 동맥관 (A-라인) 등을 너무 느긋하게 잡느라고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묘사했다면 그나마 현실성이라도 챙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복강 내 출혈이 환자의 복부 근육이나 복부 장기들로 인해서 압박 지혈 (Tamponade)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환자 활력징후 (바이탈)는 오히려 환자의 배를 수술로써 열면 오히려 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한 순간에 바로 소생시킬 수 있도록 직경이 두꺼운 (Large-bore) 정맥라인 (ex. 중심정맥관)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것은 응급수술 전에 꼭 마취과가 고려해야 하는 흔한 문제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이에 대한 밤톨 마취의의 답변은 매우 황당했는데...

Anesthesia_Excuses.jpg 이따위 변명은 마취과 인턴조차도 안 하겠다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운 응급상황에서는 당연히 술전 검사 없이 마취를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마취과 로테이션 도는 인턴 선생들도 알만한 사실을... 최소 마취과 전문의이자 펠로우 레베루인 밤톨이 모른다 (?)

드라마 제작진이 의학 고증을 얼마나 개떡 (?) 같이 했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계속 점입가경의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WTF_00.jpg 수술방 기본예절도 안 지키면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시비냐... 제작진아, 정신 좀 차려라


수술실에서는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환자의 수술부위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술실내의 의료진들이 머리카락을 수술모자 안에다 전부 다 집어넣는 것은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 수술방 예의범절입니다.

SSI_Face_Head_Highlighted.jpg 환자 수술부위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실내 의료진들은 얼굴과 머리의 모든 털(?)을 가려야 한다.


(1) 멸균 수술도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스크럽 간호사가 단발머리를 치렁치렁한 상태로 갖가지 멸균 수술도구들을 다룬다 (?)

--> 먹는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도 난리가 나는데...

멸균 수술 기구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아주 가관이겠군요.


(2) 그런 스크럽 간호사가 이미 호흡관이 들어가 있는 환자의 마취를 빨리 안 건다고 시비 거는 것도 모자라서, '쳐 자다 와서'라고 마취과에게 대놓고 시비를 건다 (?)

OR_Covers_Cabinet.jpg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에 추가로 착용 가능한 머리 혹은 털 가림막들


드라마 제작진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스크린에 가능한 예쁘게 나오고 싶은 여배우의 심정은 알겠는데, 드라마 제작진에서는 최소한의 수술방의 예절은 지키는 의학 고증의 모습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실제 수술방 안에서 저러고 다니는 의료진이 있다면, 머리카락 or 모가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잘려야 합니다. (작중의 저런 간호사는 버르장 '머리'도 더불어서 같이 잘라 내야 합니다.)

기본적인 의학 고증도 안 하면서 이건 판타지 드라마라 괜찮다 (?)

개소리도 좀 정성껏 하던지...



만약 저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수술실안에서 단발머리 치렁치렁 + 마취 빨리 안 건다고 시비)

저런 스크럽 간호사는 환자를 위한 의료행위에 심각한 방해를 하는 인물로 지목하고

보안실에 연락해서 보안요원이나 경찰을 동원해서 수술방에서 끌어냈을 겁니다.

다음 수순으로 병원에서 해고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요...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같은 편 빨(?) 오지네요.


한국의 병원에서는 스크럽 간호사가 저러고 있어도 무사(?) 하나 보네요.

아님 한국의 병원에서는 가스라이팅(?) 이 일상 생활화되어 아무도 신경안 쓰거나...


아마도 드라마 제작진들이 마취에 대한 기본 개념도 없는 상태에서...

다급한 외과진들과는 다르게 느긋함을 보여주는 마취과의를 말 그대로 까기(?) 위한 장면을 만들어 내려고 매우 노력한 거 같은데...

기본적인 의학적 고증이나 좀 제대로 하시면서 마취과를 까시던가요...


Girard_de_pounjacques_II.jpg 지라르 드 풍자크 2세가 납시었다!




#12. 외상 후 간기능 부전

어쨌든, 복강 내 출혈이 매우 심했던 환자는 백강혁 선생의 능력으로 상부 장간막 동맥(Superior Mesenteric Artery)의 출혈을 막아냈습니다.

SMA_Injury.jpg


그러고 나서, 이어지는 의학 고증의 오류

Pressor_Complete.jpg 승압제는 보통 혈압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들어가 주는 약제이다

환자 혈압이 떨이 질 때 들어가는 승압제는...

(1) 일단 수술에 전념해야 하는 외과의사가 투입을 명령하는 경우도 없을뿐더러,

(2) 환자 혈압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약제로, 환자 혈압에 따라서 언제라도 끌 수도 켤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입 완료가 되는 약이 아닙니다.


그러고 나서, 양재원 선생이 이미 간경화가 있었던 환자가 80% 이상의 간 파열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현재 간기능이 제로에 가깝다는 말을 합니다.

Liver_Function_.jpg Child classification 은 혈액 검사 수치가 주된 분류 요소이다.

백강혁 선생은 아마도 Child Classification 상 B 이상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고..

이미 간경화가 있는 환자에게서 간파열로 간 기능이 거의 없다는 발언 그 자체는 맞을 수도 있습니다만...

Child Classification 은 환자의 간을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 및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검사의 다양한 수치로 판단하는 분류법입니다.

또한, 드라마의 시간대인 2015년도에는 간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예후는 Child Classification 은 이미 사장되고 MELD Score system으로 이미 넘어가는 시기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0년대 초에 MELD score로 간이식 대기 환자의 예후를 판별하고 그에 따라 장기를 분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외상외과 초천재인 백강혁 선생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Child Classification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고증 오류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김이 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복강 내 출혈로 시작한 환자에게 간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고 뇌사자인 환자의 아버지 간으로 간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


간이식 마취는 제 전문 분야 중에서도 최첨단으로 그 누구보다도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하는데...

의외로 이 부분에서는 의학적인 오류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해당 임상 시나리오는 일단 간이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긴 합니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는 수많은 수혈이 이미 이루어진 상태에서 (최소 혈액 12팩)

또다시 그보다 더한 외과적 스트레스를 가하게 되는 간이식으로 바로 진행한다 하면...

비록 그게 틀렸다고 하는 논문이나 학술적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하더라도...

제 경험상 거의 99%의 확률로 환자가 간이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을 것이라고 감히 예측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3화에 이식되기 위해 옮겨지던 간과 신장은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작던데, 드라마 촬영으로 무슨 동물의 장기를 사용한 건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긴 했습니다. 돼지 장기만 하더라도 사람 장기와 사이즈가 거의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13. 외상 후 급성 신기능 부전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번 3화에서 의학적 고증이 최고로 거슬리는 것은 바로 그다음 케이스였습니다.

하지 쪽에 골절이 있었던 여자 환자가 외상 후 신장 기능 부전으로 뇌사자인 아버지의 신장을 기증받은 케이스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제일 먼저 틀린 점은 크레아틴에 대한 자막 설명입니다.

BMP_Cr.jpg 크레아틴에 대한 설명이 완전 틀렸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크레아틴 (Creatine) 과 크레아티닌 (Creatinine) 은 서로 관련이 있긴 하지만 다른 물질이라는 점입니다. 극중의 자막처럼 크레아틴 수치의 증가가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게 아닙니다.

(크레아틴 --> 신장기능 이상 유발이라는 인과관계가 아님)


크레아틴이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한다고 하면...

근육을 키우고 퍼포먼스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크레아틴 파우더를 매일같이 퍼 드시고 계시는 이 세상의 수많은 보디빌더들은 전부 다 신장 기능 이상이 생기지 않았을 까요? (물론 크레아틴 파우더를 매우 많이 섭취하면 몸속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증가하여,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긴 합니다)


반면에 크레아티닌 (Creatinine) 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발견되는 물질이고, 단백질이 분해될 때 나오는 부산물로 그 자체만으로 인체에 해가 되는 물질이 아닙니다.

크레아틴(Creatine)이 분해되면 나오는 찌꺼기와 같은 존재가 바로 크레아티닌 (Creatinine) 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이 크레아티닌 (Creatinine) 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몸 안에 쌓인다고 보는것이 맞습니다. 그러므로 크레아티닌 수치는 환자의 신장 기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지나가는 현직 의대생들도 틀리지 않을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굳이 왜 자막으로 틀렸음을 만천하에 뽐내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여기서 백강혁 선생이 간호사에게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아서, 신장 기능이 아예 없다고 하면서 외상 후 급성 신기능 부전이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Zero_UOP.jpg 소변이 한 방울도 안 나온다면, 물리적으로 막힌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외상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은 사망률이 너무 높다고 하면서, 환자를 살리려면 신장이식밖에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No_Renal_Function.jpg 단순히 요로가 막혀서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Trauma_AKI_Mortality.jpg 사망률이 정말로 그렇게 높을까?


2019년에 출판된 논문에 따르면...

(Perkins ZB, Captur G, Bird R, Gleeson L, Singer B, O’Brien B (2019) Trauma induced acute kidney injury. PLoS ONE 14(1): e0211001.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11001)


외상 후에 급성 신부전이 생긴 환자는 사망률이 15-20 % 정도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높아서 반드시 신장 이식을 해야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Trauma_AKI_Whole_00.jpg 외상 후 급성 신부전은 사망률을 15% 정도 증가시키긴 하지만, 너무 높지는 않다.


백강혁 선생의 논리에 따르면...

소변이 안나온다 --> 신장기능 제로 --> 신장 이식 이라는 매우 간단한 논리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이 여자 환자가 외상 후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에 대한 치료법은 신장 이식이 아니라, 다른 원인을 찾는데에 주력했어야 했다 봅니다.

(1) 소변이 아예 안 나온다.

(2) 수신증(Hydronephrosis) 이 왔다

이 두 가지 이유로만으로도 분명 신장 다음 부분 (ex. 요로, 요도 등)에 물리적으로 막힌 부분이 분명 있으리라고 봅니다.

Hydronephrosis_01.jpg 요도나 요로 어딘가가 막혀야만 오른쪽과 같은 수신증이 생긴다.

요로나 요도가 물리적으로 막혀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면, 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면 신장 기능이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환자 나이도 젊은 편이기 떄문에)

고작 15-20 % 증가되는 사망률 때문에 환자의 동의도 없이 굳이 신장 이식 수술을 해서, 환자가 남은 평생 내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게 한다?


백강혁 선생님, 이것은 분명 환자에게 엄청난 해를 끼친 겁니다.

이것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제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Primum Non Nocere'

'First, Do no harm'이라고 알려져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1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에게 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항목입니다.

Primum_Non_Nocere_Hippo.jpg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제1 항목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사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하기에 앞서서 행하는 선서로...

비록 시대가 오래되어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지금까지도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이 의사의 첫걸음을 내딛기 전에 행하는 상징적인 선서입니다.


그러한 히포크라테스의 선언문의 첫 번째 항목이 바로 'Primum Non Nocere'입니다.

'첫째로,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말라'

하지만, 그 내부에 담긴 의미는 보다 심오한 것으로, 의사로서 환자의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방향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는 의학의 기본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다른 치료법으로 분명 신장기능이 돌아올 수도 있는 환자에게 동의서도 받지 않고...

단순히 백강혁 선생의 수술실력을 뽐내기 위한 (수술시간 30분 안쪽으로 컷 가능) 이러한 수술 행위는 분명 잘못된 행위입니다.


신장 이식 자체야 기술적으로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일지는 몰라도...

환자는 신장 이식 후에는 면역 억제제를 남은 평생 복용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위험 부담을 안고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제 경험상 신장 이식을 했던 환자들이 코로나에 걸릴 경우,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비약적으로 높았던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신장이식 수술은 환자에게 적지 않은 위험성을 남은 평생 동안 지니고 살게 만드는 수술로, 외과의가 독단적으로 그렇게 지맘대로 결정하고 시행할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이 아닙니다.


'백강혁 선생님, 이게 진짜 맞습니까? 당신이 진짜 초 천재가 맞기는 한 겁니까?'



또한 신장이식 수술을 계획하면서 수술 중 투석을 신장 내과 선생에게 부탁합니다.

Intra_Op_HD.jpg 신장이식 수술에 왠 투석 ?

수술 중에 투석을 하는 경우는 정확한 적응증 (Indication) 이 있어야만 하는 매우 공격적인 치료로, 이 여자 환자에게는 수술 중에 투석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 혹은 적응증 (Indication) 이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위에서 나오기도 했던 환자의 혈액 검사 수치상으로는 크레아틴은 4.5 밖에 안되고, 칼륨은 정상보다 낮은 3.0에 불과합니다. 젖산 수치가 좀 올라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투석을 진행할 명분이 부족합니다.

Lab_Values.jpg


또한, 지금까지 주었던 수액 및 혈액도 꼴랑 2리터밖에 안되므로...

Positive_2000.jpg


수술 중에 응급으로 투석을 진행해야 하는 적응증인 Hyperkalemia (고칼륨혈증)이나 Volume Overload (수액이나 혈액을 너무 과다하게 투여한 상태) 둘 다 해당이 없습니다.

수술 중에 투석을 돌리는 경우는, 간이식 수술 중에 환자가 이미 투석을 받고 있었거나, 간+신장 이식 수술을 동시에 시행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수술 중 투석을 돌리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단순한 신장 이식 수술 시에 투석은 매우 드문 일이고, 이 여자환자에게 시행할 일말의 이유도 없습니다.


침습적인 중심정맥 라인 (C-라인)을 잡고 시행해야 하는 투석을 신장 이식 수술 중에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왜 백강혁 선생은 수술 중 투석을 요청했을까요?


'설마 백강혁 선생, 괜히 자신 없고 후 달려서 그런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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