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틀어서 바라보는 케데헌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계속해서 많은 화제가 되고, 여러 해석이 분분한 와중에...
내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케데헌을 살짝 비틀어서 바라본 관점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귀마가 절대악이긴 하지만 극 중에서 귀마는 등장하면 할수록 무언가 상당히 부족하게 그려진다.
귀마가 이렇게 지위에 비해서 능력이 딸려 보이는 것이 제작진의 원래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1) 자신을 막기 위한 혼문의 작동원리도 잘 모르는 바보 (?)
태초의 헌터들이 혼문을 만들어서 귀마 본인과 악마들을 인간 세상과 차단했다면...
정상적인 존재라면 혼문의 생성과 유지원리를 알아내고 그것을 깨뜨릴 방법을 열심히 연구해야 맞다.
그런데 귀마는 진우가 혼문을 깨뜨릴 비책을 제시했는데도 그것을 비웃기까지 했다.
매우 유능한 부하인 진우가 핵심을 찌르는 3초 맛보기 공연을 보여주고 난 후에야 간신히 이해했다.
심각하게 인간세상을 침공하려 했으면, 혼문의 작동 원리정도는 눈감고도 그려내야 되는 게 맞지 않나?
(2)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한가운데에 서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음치왕 (?)
귀마는 신출귀몰하게 나타난 사자 보이즈 아이돌 그룹의 기획사 사장(?)인데도 불구하고...
사자 보이즈가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고 난 뒤에 '마이 리틀 소다 팝!' 하고 따라 부르는 장면에서는...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음치력(音癡力)을 보여준다.
그래도 직장 상사가 노래 좀 못 부를 수도 있지, 음치라고 바로 째려보는 진우는 좀 너무한 듯싶다.
옛날 같으면 회식 자리에서 직장 상사가 음치여도 최대한 분위기 맞춰주고 했는데...
음치라는 것을 들켜버리는 바람에 사자 보이즈 남산 막공에서는 감히 피처링 등으로 참여는 꿈도 못 꾸고...
사자 보이즈 열심히 공연하는 무대 뒤에서 조명이나 빵빵하게 쳐주는 역할에 그쳤다.
어쩌면 케데헌은 음악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진 귀마가 매우 불행하게도 음치로 태어나서...
케이팝의 높은 기준에 입구컷 당한 울분으로 세상을 집어삼키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데뷔도 못해보고 끝난 케이팝 도전에 귀마는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했고...
'타고난 음치가 무슨 죄냐!'
결국 케이팝 최고의 아이돌 헌트릭스를 직접 혹은 부하의 손을 빌어 작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귀마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K-문화의 다양함이다.
귀마가 가수로서 데뷔는 못했을지라도, 나름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K-문화에는 있었으니...
아무리 음치라도 '너목보'에서는 캐스팅 1순위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는 쇼 특성상 음치인 사람이 반드시 섭외가 되어야만 진행이 된다.)
단순히 숫자로만 따져 보아도 실력자보다는 음치 참가자의 숫자가 훨씬 적기 때문에...
그럴싸한 음치일수록 더욱 갑이 되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귀마정도의 지위를 가진 음치라면...
'너목보'에서 어떻게든 모셔가려고 안간힘을 써보지 않았을까?
(3) 일이 잘 안 풀리면 무조건 부하들 잘못이라고 남 탓만 하는 무능한 K-직장상사
극 중 초기에 엉성했던 악마들의 공격이 실패하자...
성과가 형편없다고 업무 보고 하러 온 부하를 공개 망신을 주는 것도 모자라서, 걍 소멸시켜 버렸다.
이것 자체만으로도 최소 인사과에서 사내 감찰 나오는 것은 확정일 텐데...
그러고 나서는 다른 부하들에게 무능한 놈들이라고 매우 비난하면서 소리치다가...
결국 부하 중의 한 명은 대성통곡을 하기에 이른다.
(명색이 그래도 악마인데, 귀마가 얼마나 심하게 닦달을 했으면 대성통곡까지 했을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부하 직원들을 너무 몰아붙이면, 직장 내 갑질이나 괴롭힘으로 신고당하고...
사내 감찰결과 범죄 혐의마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공식 수사가 의뢰될 수도 있다.
(요즘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귀마가 현실을 잘 모르고 나대는 듯하다.)
(4) 부하가 잘해서 프로젝트 대박이 나니까 생색내면서 뒤늦게 숟가락 얹는 상사 = 귀마
진우의 기획 안대로 사자 보이즈를 데뷔시키고, 프로젝트 초 대박이 터지자...
귀마는 자신이 진우를 잘 가르쳤다고 생색내면서, 바로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다.
(평소에 가르쳐 준 것도 하나도 없으면서 웬 생색?)
하지만 눈앞에서 바로 부하에게 코웃음 치기 당하는 상사 귀마...
지위에 비해서 능력이 여실히 부족한 K-직장 상사의 비극적인 모습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케이팝 데뷔도 못해서 서러운데, 자기 노래 좀 한다고 대놓고 무시하는 부하가 있어도...
오늘도 묵묵히 직장 생활을 이어가면서 조명이라도 열심히 치고 있는 귀마...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불쌍한 모습이 아닐는지? (요새 먹고살기 정말 힘들다 ㅠ.ㅠ)
바비는 최고의 아이돌 상을 5년 연속으로 받은 그룹 헌트릭스의 매니저이다.
전 세계 최고의 뮤지션과 함께 하는 바비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비는 음악계의 최정상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박치'이다.
(박치 <拍癡> : 박자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디어 박자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사람)
평소에는 그 단점이 드러나지 않으나...
귀마의 속삭임을 듣고 홀려서 남산 스타디움으로 향하면서 드러난다.
남산 스타디움에 도착해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사자! 사자!"를 연호하고 있는데...
이때 잘 들어보면... 바비는 너무 터무니없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과의 연호에 박자를 못 맞춘다.
다른 사람들의 "사자!" 연호에 항상 반박자씩 늦게 따라 한다.
귀마는 이런 바비의 박치적인 면모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엔터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본인의 음치성과 연관 지어 동병상련을 느꼈을까?
아님 저런 박치도 최고의 그룹을 매니징 하는 케이팝의 현실에 오히려 더 분노할까?
음치와 박치가 케이팝의 최정상에서 일하는 케데헌의 세계선은 대체 어떤 곳이길래?
케데헌이 나온 지 시간이 좀 지나자, 각광을 받기 시작한 썰이 있다.
바로 '루미 = 최종 악당 썰'이다.
사자 보이즈의 데뷔곡에는 막내 조이가 어깨춤도 못 따라추게 하지만...
본인은 사자 보이즈 리더랑 썸 타는데 집중하고...
무대 공연 좀 망했다고 양엄마한테 가서 죽여달라고 패악질 부리는 등등...
처음에는 그냥 웃고 넘어가기 좋은 썰이라고 생각했는데...
케데헌을 시청하면 할수록 루미가 진짜 최종 악당일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 시도 때도 없이 다른 사람들 윽박지르기
동료인데도 자신에게 문양이 왜 있는지 설명도 안 하고 있다가 무대 위에서 다 들키고 나니까...
바로 사자후 날려서 같은 그룹 멤버들을 겁박하고...
오죽했으면 맨손으로는 상대도 안될 듯하니 미라와 조이가 바로 무기를 꺼냈을까?
자기 그룹 무대 망한 것은 신경도 안 쓰고 그새 또 썸남을 찾아가 만나질 않나...
그 썸남과도 설전이 벌어져서 또 한 번 사자후 날려서 겁박하고...
본인을 수양딸로 길러주고 헌트릭스 그룹 센터 자리에도 세워준 셀린을 찾아가서는...
죽여달라고 사자후를 두 번이나 날린다.
왕년에 악마사냥으로 한 끗발날렸던 셀린 조차도 루미의 사자후에 바로 공포에 질려 버린다.
(2) Do It! (최종 흑막의 악당만이 할 수 있는 그 대사!)
양엄마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외치는 첫 번째 사자후에서는 "Do It!"이라고 일갈하는데...
이로써 루미의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게 된다.
원래 "Do It!"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편에서, 그동안 벌어진 모든 흑막의 배후였던 팰퍼틴 의장이...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던 아나킨(다스 베이더)에게...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자기 부하를 죽이라고 포스의 힘을 실어 명령을 내리는 장면인데...
스타워즈 모든 에피 (1부터 6까지)를 통틀어 모든 흑막과 악의 배후로 나오는 팰퍼틴이 시전 한 "Do It!"
결국 이 대사로 인해 아나킨은 두쿠를 해치우고 어둠의 세력(Dark Side)에 본격적으로 빠져든다.
이런 대사는 모든 흑막의 끝판왕만이 시전 할 수 있는 사악한 대사로...
루미 = 팰퍼틴 = Darth Sidious라는 손쉬운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Do It!" 대사를 서슴없이 치는 루미야 말로 케데헌의 진정한 최종 악당임을 모두에게 매우 잘 보여준다.
(3) 귀마를 두 번 죽이다
진우가 자기희생을 통해 루미 본인이 진각성을 이루고
루미는 바로 연이어 날린 검기로 귀마를 반갈죽 시켜 버린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성에 안 차고, 분이 안 풀렸던지...
귀마를 굳이 다시 이어 붙이고 나서는, 스타디움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원기옥을 모아서...
다 함께 귀마를 거국적으로 크게 한번 더 터뜨려 버린다
(대체 몇 명이서 다구리를 놓는 건지... 잔인하다... 불쌍한 귀마!)
귀마가 아무리 절대악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잔인한 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단지 음치라는 이유로 케이팝 데뷔도 못하고...
부하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사자 보이즈 막공에서는 묵묵히 조명 열심히 치면서
자기 할 일 다 하면서 나름 K-직장 생활 묵묵히 열심히 하던 귀마였는데...
반갈죽 된 귀마를 한번 더 크게 터뜨리기 위해서 다시 이어 붙이는 그 악랄함은...
(아무리 절대악이라도 인권이 있는데... 루미는 굳이 두 번이나 귀마를 잔인하게 죽여야 했나?)
루미야 말로 케데헌 최악의 악당이라는 가장 큰 증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