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주역경영전략 1
외식 경영자 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왜 공부하는데 실력이 늘지 않나요?”라는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공부는 배운 내용을 외워서 잘 써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사회생활에서의 공부는 객관적인 성적을 평가하는 곳이 없고, 오로지 사업의 성과로 점수가 매겨집니다. 사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매출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손실은 줄어들었는지, 이익은 증가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공부는 지식 탐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Wisdom is not a product of schooling but of the lifelong attempt to acquire it.” 즉, "지혜는 학교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한 평생의 노력의 산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애코프(Ackoff, 1989)는 데이터에서 지혜까지 이르는 피라미드를 제시합니다. 우리가 밥을 먹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용하는 신용카드 자료와 같은 수많은 데이터를 정제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홍대 근처에서는 20대와 30대 젊은 세대가 많이 소비한다’는 정보는 이 지역 소상공인의 고객 소비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정보를 논문으로 작성하면 지식이 됩니다. 이 지식이 연구 결과로 인정받으려면 최종적으로 일반화해야 합니다. 모든 논문에는 일반화에 관한 문제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화를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됩니다.
조선시대 학자들은 사서삼경이라는 책들을 주야장천(晝夜長川) 읽고 외우며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한양에 가서 과거 시험을 봤습니다. 주제가 하나 정해지고, 그 주제에 맞는 시를 짓는 것이 시험이었습니다. 외운 내용을 그대로 적으면 아마도 빵점이었을 것입니다. 세상의 정보와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를 바탕으로 멋진 글을 써야 급제를 할 수 있었지요. 앞서 언급한 일반화는 주야장천 읽고 외우는 지식입니다. 그러나 이 지식을 변형하여 나에게 정확히 맞추면 지혜가 됩니다. 지혜를 얻으면 일이 저절로 풀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든 사업체나 사람 관계 등 성장하는 것들은 유기체입니다. 반대로 성장하지 않는 것은 무기체일 것입니다. 사람의 관계도 성장하거나 퇴화합니다. 잘 성장시켜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가 되면, 잘 성장한 관계가 됩니다. 성장시키는 비법이 지혜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적용하면 지식이 됩니다. 서로 다른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에 성공한 사업자 분들의 강연은 마치 종교의 간증처럼 인기가 좋습니다. 이 강연에 참석하여 듣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실제로 내 사업에 똑같이 적용해도 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가서 말 한마디도 빼지 않고 듣습니다. 그리고 질문을 합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요? 자세히 알려주세요.” 강연자의 대답은 “그냥 열심히 했습니다.” 또는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강연자도 성공은 했지만, 명확히 왜 성공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분에게는 지혜지만, 나에게는 지식이 되는 순간입니다.
지식이 지혜가 되기 위해서는 받은 지식을 계속 반복해서 주야장천 읽고 외우는 조선시대 선비가 되어야 합니다. 20대 시절에 읽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어보세요. 그때 보지 못했던 내용이 보일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보는 관점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의 시간 동안 나에게 경험이라는 지혜가 생긴 것입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50에 읽는 주역’이나 ‘40에 읽은 세계사’ 같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습니다.
강의를 수강하였으나 지혜의 영역에 이르지 못했다면, 다시 한번 수강하십시오. 백 권의 책을 한 번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백 번 읽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동문수학하는 동료 사장님들과 2교시 수업(2차 회식)에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맥주 한 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자연스럽게 집단 지성이라는 지혜의 영역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많이 넘어져 본 사람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안 다치는 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지혜는 안 넘어지는 법이 아니라, 넘어져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방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한 번 들어서 지식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지혜로 터득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결국 한두 번 듣고 사업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시간을 갖고 일반화된 지식이 아닌, 나 개인화를 위한 지혜를 탐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 지혜를 전파해 주세요. 그들도 지식으로 배우고 지혜로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