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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드레 Jun 09. 2023

브런치를 왜 시작했나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

문자 언어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었다.

정제되고 잘 가다듬어진 하나의 문장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컸다.

그렇게 문자성애자가 되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좋다.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얼마나 많이 망설이고 얼마나 많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지를 잘 알기에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을 존경한다.

쉽게 읽히면서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또, 읽을 땐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는데 자꾸만 생각하다 보면 아! 이 뜻이었구나!하게 만드는 문장을 특히 좋아한다.

아름다운 문장이란 화려하거나 현학적이지 않고 소박하면서 진심이 담긴 문장이다.

그런 문장을 쓰는 작가를 좋아한다.

그렇게 남의 글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나의 진심도 담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간간히 시나 소설을 써보곤 했다.

감히 등단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써 놓은 소설이 대여섯 편이 되었을 즈음, 한번 도전해 보자 하고 마음을 먹은 것이 작년이었다.

작년에 호기롭게 유명 신문사 세 곳의 신춘문예에 글을 응모했다.

물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사실 크게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내 능력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기에.

그래도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들이 참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등단을 못 한다해도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내 삶의 기록이 될 수도 있고, 내가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가장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내 글을 저정할 창구이자 습작 노트로 사용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가벼운 에세이를 연재하고 간간히 단편소설도 올릴 생각이었다.

아들의 이야기와 덕질의 지난 역사를 정리해서 썼다.

현 시점까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써 놓고 보니 꽤나 열심히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미래의 삶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을 하는 한 달간 브런치를 쉬었다.

한 템포 쉬어갈 때였다.

앞으로는 미래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생의 반이 지나갔다.

남은 반은 어떻게 살아갈 지 나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대로 물 흐르듯이 살면서 늙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물 줄기를 만들며 살아갈지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결정도 선택도 오롯이 나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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