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
문자 언어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었다.
정제되고 잘 가다듬어진 하나의 문장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컸다.
그렇게 문자성애자가 되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좋다.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얼마나 많이 망설이고 얼마나 많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지를 잘 알기에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을 존경한다.
쉽게 읽히면서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또, 읽을 땐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는데 자꾸만 생각하다 보면 아! 이 뜻이었구나!하게 만드는 문장을 특히 좋아한다.
아름다운 문장이란 화려하거나 현학적이지 않고 소박하면서 진심이 담긴 문장이다.
그런 문장을 쓰는 작가를 좋아한다.
그렇게 남의 글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나의 진심도 담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간간히 시나 소설을 써보곤 했다.
감히 등단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써 놓은 소설이 대여섯 편이 되었을 즈음, 한번 도전해 보자 하고 마음을 먹은 것이 작년이었다.
작년에 호기롭게 유명 신문사 세 곳의 신춘문예에 글을 응모했다.
물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사실 크게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내 능력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기에.
그래도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들이 참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등단을 못 한다해도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내 삶의 기록이 될 수도 있고, 내가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가장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내 글을 저정할 창구이자 습작 노트로 사용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가벼운 에세이를 연재하고 간간히 단편소설도 올릴 생각이었다.
아들의 이야기와 덕질의 지난 역사를 정리해서 썼다.
현 시점까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써 놓고 보니 꽤나 열심히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미래의 삶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을 하는 한 달간 브런치를 쉬었다.
한 템포 쉬어갈 때였다.
앞으로는 미래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생의 반이 지나갔다.
남은 반은 어떻게 살아갈 지 나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대로 물 흐르듯이 살면서 늙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물 줄기를 만들며 살아갈지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결정도 선택도 오롯이 나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