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코로나가 좋아지면 만나!'라는 말은 이제 무색해졌다.
코로나가 언제 좋아질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와 앞으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전처럼 마스크도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지내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untact 하거나 on-tact 하게 된다.
이전부터 통신기기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은 꼭 만나지 않아도, 원격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급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untact를 하게 되었고,
서로의 안전을 위해 on-tact를 하게 되었다.
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나로서,
이런 시대를 맞닥뜨리게 되니 너무 당혹스러웠다.
나는 항상 내담자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 만났다.
기존의 심리치료에서 일정한 시간과 공간은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해진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마스크를 쓰고 대면상담을 하거나,
유선전화나 온라인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첨단기술과 접목해서 굳이 치료자와 대화를 하지 않고도 앱이나 AI를 통해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고, 앞으로는 더 많이 개발될 것이다.
심리치료 분야도 4차 혁명과 AI의 흐름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그리고 치료자로서 그에 대한 지식과 안목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은 기계와 컴퓨터와 AI로 문제 해결만 되면 행복한 그런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서로 만나고 교류하고 접촉함으로써 살아있는 존재감을 느끼는 그런 사회적 동물이다.
내담자들은 코로나 19가 너무 극성일 때
잠시 온라인 상담을 하거나
상담을 잠시 쉬었고,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자
다들 마스크를 쓰고서 상담실에 왔다.
안전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지만,
조심조심하면서 직접 상담을 하러 왔다.
생각보다 온라인 상담을 선호하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 유리벽을 두고 상담을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누군가 '교도소도 아니고... 아무리 유리창이라고 해도 나라면 거리감이 생겨서 상담받으러 안 갈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
사람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AI가 중심이 되어도,
너와 내가 한 공간에서,
공기의 흐름을 느끼며,
서로의 호흡을 함께하고,
접촉하고 교류하는,
생생한 상호작용을
절. 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장담한다.
당신의 마음 정말 잘 들어주고,
당신의 마음 저 바닥까지 함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정신분석의 그 정신은,
어떤 흐름과 시류에도,
절대 퇴색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코딩도 배우고 AI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겠지만,
매일 나의 상담실에서 내담자를 만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