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 동안의 제 삶에 제목을 붙여 보았어요. 계속 노래하고 소리치고 수시로 눈물 흘리고 훌쩍이고 울먹이고, 그러다간 웃고 떠들고, 속삭이고 다시 수다 떨고 포옹하고 손잡고 등 두드리고.... 그렇게 보냈거든요. 쓰고 보니 좀 이상한 사람 이야기 같나요? 사흘 동안 네 개의 합창 공연을 소화했거든요.
연예인들의 삶을 잠깐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장거리를 공연 뛰고 끝나면 부리나케 다음 스케줄로 이동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나 그런 연예인 상상은 접어 두시고요. 일곱 번째 봄, 416합창단과 함께 이 4월을 살아내는 사람들 이야기랍니다. 제가 합창단원이 된지 아직 만 1년이 안 됐어요. 노래는 잘 못하지만 몸으로 함께 하는 거죠.
아~ 나이 타령은 안 할래요. 곡도 가사도 잘 안 외워지는데, 뭐 놀랄 일도 아니니까요. 혼자 해보라면 끝까지 외워 부를 수 있는 곡이 하나도 없을 거예요. 그럼에도 연일 이곡 저곡을 다 '잘' 부르고 있으니 신비 중의 신비 아닌가 해요. 지난 사흘간 매일 고백했어요. 그래, 곁에 함께 있는 것, 이거 하나뿐이야. 노래야 다른 단원들이 잘 하니까.
416합창단의 옥에 티가 있는데 뭔 줄 아세요? 늘 노래 중에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는 거죠. 안 그래도 소리도 잘 안 나오고 곡도 완벽하게 못 외운 제가 목까지 메이니, 참 극한 공연 상황이죠. 그저께 일요일 공연에서 <너>를 부를 땐 아예 대놓고 훌쩍여 버렸어요. 뒤로 나가서 소리내서 우는 합창원도 있었고요. 유가족 엄마 아빠들이 한마디씩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한분씩 낭송했거든요.
416합창단과 함께 한다는 건 그런 거예요. 그래도 노래는 즐겁잖아요. 함께 소리를 맞추고 듣고 배우며 하는 재미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한 분 한 분 가족들과 단원들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크고요. 4월은 이렇게 좀 바쁘게 살 수밖에 없어요. 제 호리호리한 몸을 생각하고 건강 걱정해 주는 벗들이 있어요. 감사해요. 이렇게 하는 게 제 몸과 마음의 건강에 더 좋은 거 아시죠? 나중에 글로 다 쓸 때를 기약하며, 오늘은 사진 정리만 하려 해요.
아 참, 모든 공연은 유튜브에 공개돼 있으니 못 보신 분들 보시길요! 음악 너무나 좋아요!
1. 일요일 오후 안산 보노마루에서 합창했어요. 줌으로 해외 동포들과 연결된 공연, 감동의 도가니였어요. 바다 건너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이렇게 가까이 있을 수 있구나. 손잡고 얼싸안고 함께 울고 웃는 공연이었어요. 너무 많이 울어 노래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계속 노래할 수 있었네요.
2. 토요일 서울시청 공연이 끝나곤 청와대 앞으로 이동했어요. 낮 시간 광화문 세월호 기억관도 들르고 통인동도 거닐었어요. <당신의 사월> 영화에 나온 통인동 커피공방에도 들러 봤어요. 해 저물기 전에 사거리 곳곳에 흩어져 피케팅을 했어요. 점점 어두워지는 서울 하늘 아래, 푸르메센터 앞에서 416합창단이 노래했고요. 아~ 그날 합창단원 테너 집사조의 발언이 절창이었어요. 함께 나누고 싶어 글파일을 받아뒀어요. 후에 정리해 올릴게요.
3. 토요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억 책임 약속>이란 주제로 줌으로 연결된 공연이 있었어요. 유튜브 생중계도 했고요. 416합창단 말고도 가수 이승환의 영상 공연을 비롯해 멋진 사람들이 많이 나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 정영주씨를 거기서 볼 수 있을 줄이야. 정영주씨요? 저는 영화 <큰엄마의 미친 봉고차>를 보고 반해버렸어요. 강추! 구석구석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4. 금요일 저녁엔 대구 백화점 앞에서 대구 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연이 있었고요. 그날 날씨가 제법 쌀쌀했어요. 노란 합창단 티셔츠 안에 옷을 몇 겹 입어야 했죠. 백화점 앞에 오가는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더군요. 여러모로 사람들의 온기가 전해지는 시간이었어요. 합창단원 모두 노란 프리지어와 안개꽃 한 다발씩 받은 거 아시나요? 세월호 가족들을 빨갱이라고 혐오하는 사람들을 봐서 그럴까요? 울컥했어요. 돌아가는 길, 김밥 도시락에 근대골목 단팥빵과 함께 프리지어 꽃향기가 오랜 여운으로 남더군요.
5. 세월호 참사 7주기가 며칠 안 남았어요. 어제 416합창단 연습실, 별이된 아이들 사진 앞엔 꽃다발이 놓여 있었어요. '세월호 7주기, 반드시 진상 규명'이라는 리본과 함께요. 그래요. 함께 해요 우리. 다가오는 금요일 4월 16일엔 바람도 쐴 겸 안산으로 오시라고 초대하고 싶습니다. 7주기 기억식과 생명안전공원 선포식도 함께 하시고요. 행사장인 화랑유원지를 둘러 보고 호숫가를 산책하는 것만도 참 좋아요. 거기 416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부지도 확인하고요. 416합창단은 까만 정장에 노란 리본을 두르고 <너>를 부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