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 작가 지원 두 번 낙방한 이야기

by 꿀벌 김화숙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2020년 11월 27일,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의 축하 메일에 나는 환호했다.


작년 봄 처음 브런치 작가 신청하고 떨어진 것부터 세 번 만의 합격이었다.


의욕 충만하게 덤볐건만 작년엔 곧바로 재도전할 의욕이 없었다. 내 글 수준이 안 되나 보다, 차차 생각해 보자, 그렇게 1년 반이 훅 지나갔다. 올 해가 가기 전 다시 도전하고 싶은데, 낙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내겐 구독하는 가까운 브런치 작가도 브런치 이웃도 없다는 게 아쉬웠다. 



You can make anythig by writing.
- C. S. Lewis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이 멋진 브런치 카피들이 낙방해 본 내 가슴에 닿긴 어려웠다. 나는 무얼 어떻게 바꿔야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무턱대로' 내지르기보단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혼자 글 쓰며, 이불 쓰고 만세 부르기와 자뻑은 내 주특긴데 브런치 지원엔 안 통하는 기분이었다. 내 글과 브런치 작가 지원에 함께할 손이 절실했다.


인터넷에서 '스테르담 작가의 하루 15분, 브런치로 베스트셀러 작가 되기' VOD 강좌가 눈에 확 띄었다. 작가는 직장 생활하면서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쓴 사람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쌓았을 때 출판사의 제의로 책을 5권이나 출간한 작가였다. 그중 3권은 베스트셀러였다. 나는 주저 없이 등록했다.


VOD 강좌는 아주 친절하고 유용했다. (그러나 아직도 다 끝내지 못했다.) 브런치라는 세계를 다 익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작가 코치와 브런치 이웃들을 얻는 멋진 기회였다. '글로 모인 사이 2기'로 함께 쓰고 출간하는 글쓰기도 시작하게 됐다. 작가는 내 브런치 지원서를 알뜰히 코칭해 주었다. 덕분에 나는 총 세 번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합격한 지원서


1. 작가님이 궁금해요


제 삶은 '암'에 걸리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암에 걸리고 삶이 힘들었지만, 지난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항암치료 대신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라는 마음으로 '자연 치유'법을 택했습니다.

글쓰기에 몰입한 것도 암과의 싸움 이후입니다. 나의 흔적을 진하게 남기고자 하는 나의 절실한 본능이었을 겁니다.

이제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자연 치유 방법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통찰이 되고, 어떤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분들에게 작으나마 힘과 소망이 되길 바라봅니다.


긴 호흡의 글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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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획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 암 투병기와 극복기]

그 어떤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환우들에게 나만의 자연 치유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자연의학과 자연치유 방법들. 직접 실천하고 경험한 노하우를 글로 나누고자 합니다.


[통찰과 깨달음의 에세이]

투병 이후 나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과거의 실패도 빛나 보일 정도로 일상이 감사합니다. 남에게 맞추느라 나를 잃고 살던 지난날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새로운 삶의 통찰을 나누고, 힘과 용기를 주는 글을 긴 호흡으로 써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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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출 글

1.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

2. 머리를 싹 밀어 버렸다. (항암사에서 왔습니다만)

3. 나는 왜 글 쓰는 여자에 열광할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직전 두 번째 낙방 통보받은 얄미운 메일을 잊을 수 없다.


합격의 기쁨 때문에 실패의 나를 돌아보려 한다. 나는 코로나 '덕분에' 지난봄부터 꿈에 그리던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9개월 동안 모인 글이 260개가 넘었으니 제법 달려온 셈이다. 글이 쌓이면 책을 내리라 야무진 꿈을 꾸면서 말이다. 나 혼자 쓰는 데 의미가 컸지만 글의 질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나는 내 글에 잘 감동했다. 자기 글이 부끄럽다는 겸손과 나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나 자신과 화해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내 글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좋아졌달까. 그러면 뭐하나. 문제는 그 글을 나 말고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다. 내가 아무리 감동해도 내 글에 감동하는 이웃이 없다면? 참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렸다.


명색이 글을 쓰겠다는 사람이 나 혼자 자뻑하는 글만 쓸 순 없는 거 아닌가. 내 글 링크로 사람들을 참 귀찮게 했음을 고백한다. 솔직히 글이란 자기 마음에 들어야 읽는 법이다. 독자가 찾아 읽어 주지 않으면 작가의 한계는 분명하겠다. 나는 블로그와 브런치를 통해 그거 하나 알게 됐다. 내가 좋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읽을 만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나는 혹시 잘 못 배운 버릇대로 쓰고 있는 건 아닐까?
내 안에 갇혀 글이 성장하지 못하고 뻔한가?



한 해가 저물어 가니 더 진지하게 자문하게 됐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에 내 글이 쌓여 책이 되는 걸 보고 싶었다. 독자에게 읽힘직한 글쓰기를 가르쳐준 브런치에게, 그리고 작가 코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브런치에 떨어진 지원서


1. 작가님이 궁금해요

1) 자연치유 실천가입니다.

2014년 간암 절제 수술 후 항암, 방사선, 약 없이 암 자연 치유해왔습니다. 현대의학과 대형병원 암센터의 한계를 보고 자기 주도적 자연치유를 공부하고 실천했습니다. 코로나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의학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웃과 함께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 삶의 유일한 꿈은 글쓰기입니다.

제 삶은 암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암을 통과하면서 얻은 새로운 통찰을 글로 씁니다. 글 쓰는 여자로, 이웃과 소통하는 시민으로, 더 좋은 세상을 글로 만들어 갑니다.


2. 기획


1) 자연치유로 암이라는 겨울나기. 암환자로서 겪은 의사와 암센터의 문제. 자기 주도적인 자연치유의 길, 시설과 사람, 책과 영화. 누구나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자연의학과 자연치유 방법. 직접 실천하고 경험한 자연치유 사례들. 암 이후 만난 또 다른 삶의 변화. 과거의 실패 경험 성찰하고 솔직하게 나누기.

2) 남에게 맞추느라 자기를 잃고 살던 평범한 아줌마가 중년에 자기 목소리를 찾고 당당하게 사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새로운 삶의 통찰과 자아, 용기와 유머, 그리고 자신감과 사랑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될 것입니다.


* 제출 글

1.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

2. 머리를 싹 밀어 버렸다. (항암사에서 왔습니다만)

3. 나는 왜 글 쓰는 여자에 열광할까?






브런치 작가 신청 진행하면서 나는 파워 블로거 '마나 블로그'의 강의도 들었다. 목마른 사람이 파는 우물이었다. 브런치도 블로그도 내가 모른다는 걸 절감해서였다. 파워 블로거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역시 이웃한테 배워야 한다. 새벽에 1일 1포스팅 하고 줌 강의 듣는 엄마 블로거들과 서로 이웃이 됐다. 나는 사람들의 삶의 면면은 말할 것도 없고 블로그 이웃의 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블로그 강의를 종합하면 나는 블로그 생리에 맞지 않게 하고 있었다. 가장 놀라운 건 '이웃'이었다. 이웃 수를 늘리는 게 중요했다. 어렴풋이 알긴 했지만 이웃에게 나는 무관심했다. 수 천 수 만의 독자가 금방 내 글을 찾아 몰려올 걸 기대했을까? 이웃을 적극 만들고 그 이웃을 통해 또 이웃 맺기를 하라. 이웃이건 서로 이웃이건 적극 '좋아요'를 누르고 늘려가라. 지금 내 이웃은 57명. 멀고도 가깝고, 쉬운 듯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었다.


뿐 아니었다. 블로그 스킨이며 세부적인 기술로 들어가면 나는 더욱 꽝이었다. 줌으로든 단톡으로든 설명을 들어도 다 알아듣지 못하니 바로 내 블로그에 적용할 수가 없었다. '젊은' 블로거들이 기술적인 질문을 하는데 나는 머리가 멍하게 듣고 있었다. 카테고리 관련해서만 알아들었다. 한 주 한 번 쓸 수 있는 수로 정리했다.



실은 제가 브런치 작가 지원을 하고 있어요.
블로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용기를 내서 파워 블로거께 한 유일한 질문이었다. 대답은 명쾌했다. "둘 다 하세요." 어차피 브런치도 블로그도 내 글이 얼마나 노출되느냐의 문제란다. 블로그에 쓰고 브런치에 가져가면 된단다. 나중에 책을 내도 내 독자가 얼마나 되는지 그게 중요한 문제이니 블로그는 계속하라고 당부했다. 나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온라인도 오프라인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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