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차고 '6학년'으로 기우는 때라 그런가?
팬데믹 시대 연말이라서 더 그런가?
글 쓴다고 몇 시간이고 죽치고 보내서 인가?
정말 정말 시간이 날로 더 빨라지는 기분이다.
나만은 아니겠지?
내가 부르고 싶은 사랑하는 아빠!
내 평생 한 번도 아빠를 아빠! 라 부르지 못했어.
홍길동이 같은 소리 하냐고?
나를 낳아준 아빠에겐 '아버지'라고만 불렀잖아.
이제 불러 보려니 아빠는 곁에 없네?
그런데 하나님에게도 '아버지'만 불렀더라?
아버지가 뭐 그리 이쁜 이름이라고 말이야.
아빠! 엄마~~~~!
우리 세 애들은 날 때부터 엄마, 아빠라 하잖아.
죽을 때까지 그렇게 반말하며 살 거래.
좋더라. 아빠란 이런 친구로 늙어가는 거로구나.
애들이 커갈수록 위계질서 따윈 참 재미없어.
내겐 아빠로 불러볼 새도 없이 돌아가신 아빠.
하늘에서 내 맘 알고 무지 기뻐할 거야.
그래서 말이야, 부를 수 있을 때 불러야겠어.
언제부턴가 난 하나님을 아빠로 부르게 됐지.
내 인생 전반에 일어난 변화인 거 알지?
생각해 봐.
날 때부터 누가 부모야? 애들하고 같이 크지.
애들 커가며 같이 하나님 맘 많이 배우게 되지.
그래서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 하나 봐.
과거 내가 알던 게, 하나님 나라에서 멀더라.
부모자식 관계조차 권위와 질서 아니면 뭐
세상 망하기라도 하는양 뻣뻣한 거 많지?
어머님, 아버님, 하며 부모 앞에 조아리고
듣기 좋은 말로 고분고분하는 자식 좋아해?
불효자는 웁니다, 자기를 질책하는 자식은?
그게 무슨 좋은 관계며, 어찌 친구가 그러냐고.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놀아야지.
그치? 하나님도 예수님도 같은 마음인 걸
점점 내 몸으로 느끼니 그리 부르게 됐지.
내가 글에서 기도에서, 아빠라 썼잖아. 알지?
맞아, 아빠도 마음에 들어했지?
나도 새로운 관계와 호칭이 참 좋아. 아빠!
친구 같은 아빠 딸 사이가 너무너무 좋다고.
그런데 너무 권위주의적 호칭 문화에 길들어서
부르래도 머리로만 되고 입은 안 따라왔었지.
그러나, 호칭, 이거 정말 중요하잖아.
입에서 나오지 않는 말은 없는 거더라?
나에게 엄마~~ 반말하는 우리 아이들과의 관계,
모임에서 나이 안 따지고 화숙~~ 말 놓는 친구들.
숙덕이 서로 덕아~ 숙아~ 말 놓는 친구로
새 로맨스를 만들어 가니, 다 너무 좋아.
아빠라고 부르라고 한 아빠 맘이 더 공감돼.
불러보니, 부를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
아빠! 친구야! 사랑해!
아빠! 하나님 아빠! 환영해~~~!
메리 크리스마스야~~!
내 친구로 곁에 있어준 아빠 고마워!
2020년 한 해, 가본 적 없는 시대였잖아.
시간은 왜 도무지 느려지지 않는 걸까?
아빠도 그렇게 느껴? 천년이 하루 같다고?
광속의 삶에 정신없이 '살아남'은 기분이야.
나와 함께 해 준 아빠, 지난 한 해 인해 감사해.
고생하고 희생된 이들 때문에 아빠 맘도 아프지?
버티고 고군분투하는 세계 이웃들에 마음 쓰지?
그래! 아빠의 박수 소리 응원 소리가 들려.
나도 곁에 있는 이웃과 가족들과 함께 힘낼게.
모두에게 그리고 아빠에게 감사할 거뿐이야.
아빠! 나의 영원한 아빠!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아빠를 더 생각하네.
예수가 2천여 년 전 이 땅에 온 걸 기념하는 날.
기쁘다 구주 오셨네~~ 가 이 시대에도 통할까?
아빠의 분신에 아빠 자신이며, 아빠 아들 예수.
예수는 창조주면서, 우리의 형제요 친구잖아.
신비랄까 수수께끼랄까. 예수는 알수록 그래.
그래서 난 예수도 친구야! 반말이 더 편해졌어.
나를 죄의식, 율법 종교의 죽음 사슬에서 풀어
해방하고 나날이 자유롭게 하니까 말이야.
엄청나지. 자유란 누릴수록, 점점 사모하는 것.
그럴수록 자유롭지 않은 것들에 난 분노하게 돼.
아빠! 내게 자유를 선물해 줘서 고마워.
자유의 영, 예수의 영, 아빠의 영이 감동한 한 해.
나 개인의 삶에서 이만큼 좋은 때는 없었지 아마.
삶이란 언제고 다시 나고 새로워질 수 있음을
아빠와 함께, 예수와 함께, 충만히 누린 해였어.
사랑하는 아빠! 내 좋은 친구! 고마워!
팬데믹 속에 길에 나앉지도 굶지도 않았어.
덕이에게 중년에 새로 예수 배우고 나누며
함께 꿈꾸고 하나님 나라 확장하는 교회를 줘서.
날로 배우는 재미 속에 성장해 가는 모습
얼마나 보기 좋고 감사한지 몰라.
그와 화답하고 고민하는 공동체와 함께라서
너무너무 고마워 아빠.
우리 다섯 식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니.
재훈이가 건강하고 자립적으로 직장 생활해서.
민지가 통념의 여성상을 깨고 미래로 도전해서
자취생 재석이가 자기 관리 잘하고 꿈을 좇아서.
내가 날로 강건한 몸과 맘으로 꿈을 꾸게 하니.
다 고맙고 기뻐 노래해 아빠. 아빠도 기쁘지?
명륜 공동체와 함께한 시간들 다시 또 고마워.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버텨낸 친구들.
작은 교회를 지키느라 힘에 지나게 수고하며
낯선 문화와 새로운 성경해석이 헷갈리지만
우리와 새 가족을 만들고 새로 적응하며
은혜와 사랑의 영을 따라 마음을 연 친구들.
함께 갈 새 길을 꿈꾸고 바라며 울고 웃으며
여기까지 버텨온 친구들 인해 너무 고마워.
솔직히 아빠, 속절없이 외로운 순간들 있었어.
가 본적 없는 길이라 두려움과 눈치와 오해,
막막한 안개 속을 걷는 기분에 눌리기도 했지.
그런 중에 아빠와 함께 여기까지 왔잖아.
또 다시 물밀듯 감사가 밀려 와.
교회 내 토론 모임 '백합과 장미'도 고마워.
지난 토론 웹자보를 들춰 보고 새삼 알았네.
올 초만 해도 오프 모임으로 토론했더라?
참 아득한 한 해였구나 새삼 깨닫게 되네.
사람들이 한 자리에 와글거린 게 언제였더라?
거기 새로운 친구들이 들고 날며 사귀며
웃고 울고 떠들며 배우고 지지하는 모임이었지.
한 해동안 온라인 토론한 것만도 고맙지.
열린 공동체와 새로운 교회상을 꿈꾸게 해 줘서,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을 공부할 수 있어서
모두 고마웠어, 아빠!
나 개인적으로 지난 한 해 특히 감사한 건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왜 꼭 쓰려하는지
더 많이 알게 되고 구체적 길을 가게 된 점이야.
뭐니 뭐니 해도 내가 내 안에 갇히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고 날 확장하며 내 글을 쓰게 했어.
그래서 책살림과 이프 토론 모임도 참 고맙네.
말, 글, 대화와 토론과 행동으로 날 많이 가르쳤지.
여노, 울림, 여러 후원 단체들과 사람들도 고마워.
봄부터 블로그 글로 코로나 시대를 정면 돌파했지.
작년 시도하고 쉬던 브런치 작가에 세 번 만에 합격.
11월 30일 브런치 첫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브런치 작가 김화숙으로 글 쓸 수 있어서 감사해.
브런치 작가 25일 차 오늘, 글이 34개나 됐어.
여섯 개 매거진으로 분류해서 주제가 있는 글로
필요한 독자들이 찾아 읽기 쉽게 연재하기까지
부족한 컴 실력으로 참 땀나게 달려왔겠지?
내 삶 이 모습 이대로 누군가가 새 길을 본다면
있는 그대로 어우러져 사는 좋은 세상 아니겠어.
글쓰기 진전이 이 정도가 다가 아니야 아빠.
내게 용기와 자신감과 체력과 영감을 준 아빠!
나를 글 쓰게 하는 그 모든 힘과 이유가 되는 아빠!
브런치 작가들과 함께 공저 출판이 진행 중이야.
아빠는 오래 지켜봐서 날 잘 알지?
오랜 시간 자기 속에 갇혀서 머리로 살았었지.
내게 암과 중년이라는 격변의 쓰나미가 왔을 때
흔들리고 쓸려갈 껍데기는 남아날 수가 없었잖아.
그리고 남은 몸, 몸이 움직이고 몸이 느끼는
새 삶이 있었더라! 놀라운 선물이었어.
글쓰기도 책 내는 것도 내 몸을 따라 한 걸음씩 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
머리에서는 완벽하라고 두려움을 조장하잖아.
그러나 그런 헛소리는 잊고 아빠를 바라 봐.
단순히, 몸이 이끄는 대로 하렴, 목소리가 들려.
그렇게 뭐든 시도할 수 있고 할 수 있음을 배웠어.
이제 곧 나올 내 첫 책은
브런치 작가 된 따끈따끈한 기념으로
일곱 명의 작가들과 함께 내는 공저가 되는 거야.
미도리진/ 이해니/ 스테르담/ 선량/ 미소해/ 박 서희
그리고 나, 꿀벌 김화숙 이렇게 7명 작가들이고
제목은 <글로 모인 사이>가 될 거야.
모두들 브런치 선배들이고 나만 햇병아리야.
11월 첫 주 줌으로 첫 기획회의 출판 회의했어.
11월 3주부터 글을 매주 한 두 꼭지씩 써 모았어.
내가 11월 27일 브런치 작가로 합격했으니
브런치 작가 될 걸 믿고 작가들 틈에 낀 셈이야.
와~~ 내가 생각해도 용감했어. 잘했다고?
글을 쓰고 묶어내고 싶은 작가들의 같은 열망이
일사천리 추진력으로 진행되는 거야.
내가 거기 낀 선택과 결정에 나 스스로 감동했어.
이 주말까지 5개 글 선별하고 퇴고/개고 하면 돼.
너무 재미있고 신나는 경험이야, 아빠!
아빠! 내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렇지?
도전하고 추진하는 이 씩씩함이 어디서 왔을까?
감사해 아빠!
아빠의 사랑과 지지가 날로 날 자유롭게 하고 있어.
이 겨울 '내 몸사랑 자연치유 겨울여행'도 했지.
그런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여건 인해 참 고마워.
어려운 시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게 얼마나 많아.
필요한 시간과 몸과 자원을 선물 받은 거 잘 알아.
이번 주말 지나면 40일의 대장정이 마무리돼.
몸은 3주 만에 집에 왔지만 단식과 보호식 끝까진
아직 겨울여행 중이란 생각으로 보호식 하고 있어.
내 몸이 얼마나 달라졌고 계속 새로워지고 있는지
많이 확인하며 글로 옮길 수 있어서 감사해.
아빠! 고마워.
아빠가 탁월하게 만들어서 내게 맡겨 준 내 몸.
나도 나를, 내 몸을 너무 몰랐고 너무 소홀히 했었지.
정말 그렇게 살면 안 되는 거였어. 많이 미안해.
중년에도 노년에도 삶은 언제나 새롭다는 거잖아.
간암으로부터 건강하게 된 건 시작일 뿐,
일생 달고 살던 B형 간염 보균자 딱지도 떼고
항체가 생긴 지도 벌써 3년이 넘어가고 있어.
그만큼 내 몸은 커진 면역력으로 세상과 마주 섰어.
언제 싸우고 언제 방어하고 언제 손잡을지
당당히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살고 있다는 뜻이야.
아빠! 사랑해. 더욱 고마워.
이렇게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내보이며
한 걸음씩 걸어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양가에 노모들께서 강건하고 기도하시니 고마워.
나와 교제해 준 흩어진 수많은 친구들도 고마워.
글로 책으로 토론으로 사건으로 만나고 헤어진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키우고 사랑해준 거 고마워.
마음이 편해. 완벽 따위 없어 이 세상엔. 그렇지?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함께 만들어 가는 거지.
매일 12,000보 걷는 것도 한 걸음씩 걷듯 말이야.
이제 해가 올라왔네.
그럼 나도 오늘의 걸음을 걸으러 나갈게.
아빠~~ 알수록 아빠는 나의 좋은 친구!
친구야! 다시 한번 성탄 축하해!
아빠! 성탄 고마워!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듬뿍 선물해 줘.
나도 새해에도 아빠 맘을 더 많이 알고 누릴게.
있는 모습 그대로 이웃에게 힘과 영감이 되는 삶,
그리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좋은 글,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벅찬 한 해가 될 거야.
새해에도 난 아빠 손잡고 힘차게 한 걸음씩 걸을 거니까.
아빤 늘 내 힘이고 사랑이고 생명이니까.
아빠 내 친구! 사랑해!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갈라디아서 4장 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