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몸과 정신으로 열흘간 집에 갇혀 지내는 건 낯선 경험이었다. 지금 여기 세상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기회였고 질문의 시간이었다. 코로나 관련 글을 읽고 새로운 영상도 봤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시대라는 건 고민했는데, 현 코로나 시스템에 대해선 별로 질문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내 몸은 오늘까지 거짓말처럼 너무 말짱하다. 격리 해제를 하루 앞둔 지금, 내겐 정리되지 않은 질문들만 가득하다.
내가 '무증상 확진자'란 무얼 의미하는지 진심 궁금해졌다. 확진자 숫자 보고할 때 위중증만 하지 말고 무증상도 해야 맞는 거 아냐? 위중증도 줄고 치명률도 준다는데, 무증상 통계는 어떻지?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 자꾸 생겼다. 사람 따라 몸 따라 증상은 다를 수 있다. 내 몸의 면역력이 코로나를 초전박살내서 무증상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일단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싸워 이기자면 뭔가 증상이 있는 게 우리 몸이다. 하다 못해 열이든 콧물이든. 무증상이란 어떤 원리일까?
현 K방역 시스템은 어떻지? 현 pcr검사라는 건 진리인가? 안 아픈 확진자인 건 감사한데, 감염도 안 된 내가 확진자가 되어 갇혀 있는 건 아닐까? 하나씩 묻게 되니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런 목소리도 귀에 들리고 책도 보였다. 내가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 단지 '확진자'일 뿐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였다. 무증상 확진자, 들여다 볼 개념이었다. 재택 치료 담당 병원에선 나에게 뭘 했다고 기록해 놓았을까. 자유의 몸이 되면 방문해서 내 코로나 관련 자료를 요청해 볼 생각이다.
어제 오전의 전화통화들은 불난 집에 부채질이었다. 열흘 전 내게 코로나 확진 통보를 한 상록구 보건소 담당자와의 통화가 특히 그랬다. 내가 무증상으로 재택치료 해제되고 이틀이 됐는데 이후에 있을 검사든 해제든 안내가 필요해요. 검사하러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내 질문에 담당자는 버벅댔다. 확인하고 다시 전화 준다고 끊었다. 다시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본능적으로 녹음을 했다. 사상 초유의 인력난으로 정신없을 현장에 맘이 짠해 졌다. 그럼에도 솟아나는 질문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1. 상록수보건소 담당자로부터 받은 전화
상: 안녕하세요? 재택 치료한 사람은 따로 검사로 해제되는 건 아니고요. 사랑의 병원에서 관리받으셨죠? 그걸 토대로 해제되는 거라서 따로 검사를 하지 않는대요. 해제 안내 확실히 안내받고 싶은 거죠?
나: 음성으로 밀접접촉자라는 이유로 자가격리해도 해제될 땐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받잖아요. 확진자였던 사람을 해제하려면 검사를 하고 증거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제가 완치라든가 음성이라든가.
상: 그런데 검사를 받아도 양성자기 때문에 코로나 음성은 나오지 않아요. 내일 검사를 해도.
나: 네? 그래요? 어떻게 알아요?
상: 전파력이 떨어져서 해제인 거지 바이러스가 몸 안에 0%라는 뜻은 아니에요. 코로나 확진 양성이었던 사람이 퇴원해도 3개월까지는 검사하면 양성 나올 겁니다. 그래서 따로 검사하지 않고, 선생님은 확진자였으니까 재택치료 확인서라든가, 격리 해제 확인서를 나중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어요.
나: 나중에? 언제요?
상: 한 달 후? 한 달 후에 한번 연락 주시면 명단이 이쪽에 와 있어서 도와드릴 수 있어요. 지금은 병원 관리받은 토대로 해제하는 거라 따로 검사는 안 받으실 거예요. 이제 자가격리 담당자가 연락할 거예요.
나: 그래요? 왜 처음 안내한 거랑 달라요? 분명히 저한테 병원에서 하는 재택치료 해제 후에 검사 안내를 한다고 했어요. 초반에 선생님한테 들은 거 같은데요? 해제됐는데 아무런 안내가 없어요.
상: 지침이 매일매일 바뀌는데, 제가 안내를 잘못 드렸네요. 선생님은 따로 검사 안 해요. 3개월 동안은 바이러스 찌꺼기가 남아 있어요. 전파력이 떨어진 상태라 밖에 생활은 가능한데 아직 양성이에요.
나: 그럼 제가 무증상 확진자였다가 치료됐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나요?
상: 증거는 병원에서 해제되는 거잖아요. 그 확인서가 있으면 돼요.
나: 그 확인서는 어떻게 받아요?
상: 한 2주 정도 있다가 그 관련 팀에서 연락드릴 거예요. 일괄로 그게 바로 나가는 게 아니에요.
나: 그러면 예를 들면 제가 지금 완치자로서 PCR을 계속 받아야 해요?
상: 필요하세요?
나: 어디 갈 때요. 방역 패스 요구받으면 저는 어떻게 해요?
상: 코로나 걸렸던 확진자라는 증명을 조금 있으면 받을 수 있어요. 그걸로 대체해요.
나: 확진자가 아니라 치료 끝났다는 증명은 없고요?
상: 격리 해제가 완치됐다는 뜻이에요.
나: 그것도 2주 지나야 받아요?
상: 그 확인서가 완치 증명이랑 같은 거거든요.
나: 그렇다면 제가 2주간 계속 PCR 검사받으러 계속 가야 하네요.
상: 아뇨 아뇨. 지금 받아도 3월까지는 계속 양성 뜰 거예요. 검사는 의미 없고요.
나: 아~~ 그럼 그걸 2주나 기다려야 한다고요?
상: 내일 그걸 해제 통보를 받잖아요. 바로 등록 어렵고요 한 2주 정도 있다가....
나: 아니, 말이.... 제가 궁금한 건 그거라고요. 저는 그럼 어디 못 다닌다는 뜻밖에 더 돼요? 완치가 아니면요.
상: 아뇨 아뇨. 괜찮아요. 근데 그 확인서를 필요로 하시면 그런 기관에 있잖아요. 거기서 그걸 내시면 되거든요.
나: 아니, 방역 패스가 돼야 말이죠. 그럼 제가 뭘 제시하냐고요 그럴 때.
상: 선생님, 그때 해제 확인서 제시하면 돼요.
나: 그게 2주 후에나 나온다면서요. 그동안은 어쩌냐고요.
상: 죄송해요. 그게 바로는 좀 힘드시고요. 내일이니까 한.... 선생님, 1월 3일..... 죄송해요 제가 안내를 잘못 드렸어요.
나: 아니~~ 제대로 처리해 주세요. 저를 집안에 계속 가둬놓는 거나 무슨 차이가 있어요.
상: 아뇨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선생님 그 확인서 있으면 되는데
나: 네, 그런데요?
상: 그 확인서가.... 바로....
나: 그게 2주 후에 나온다면 저는 다시 2주 동안 방역 패스 못하고 발이 묶인다는 얘기잖아요.
상: 아, 선생님 죄송해요. 잘못 얘기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내일 해제니까 내년 1월 1일도 가능할 거예요. 바로 필요하신 거죠? 죄송해요.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나: 아.... 도대체.... 진짜로....
상: 죄송해요. 그 확인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을 거예요.
나: 그니까요. 그 안내를 정확히 받고 싶어서요. 안내가 없잖아요. 가야 주는지 집에 있어도 주는지 검사를 더 해야 하는지.....
상: 아, 선생님, 전화하셔야 돼요.
나: 어디로요?
상: 잠시만요. 번호 알려 드릴게요. 메모 준비되셨어요?
나: 네
상: 031-369-1691.
나: 전화해서 뭐라고 말해요?
상: 언제 격리 해제됐다고 말씀하시고 방역 패스 때문에 그러니까 격리 해제 확인서 발급 원한다고 하면 돼요.
나: 사무실 전화로 했더니 핸드폰으로 하라 해서 했어요. 오늘 안내 주시기로 했는데 안내가 없어서요.
공: 저도 지금 테스크포스 팀에 한 번 문의를 한 상태거든요. 31일에 해제되는데, 30일에 검사 진행하는 건지. 치료자와 지금 동거하시는 거잖아요 선생님?
나: 아뇨 제가 확진자입니다. 27일 사랑의 병원 재택치료 해제 통보받았고요. 저는 처음부터 계속 무증상인데요, 끝에 가면 검사를 한다 안 한다 안내가 없어서요.
공: 병원에서 해제 통보받았잖아요. 저희 쪽에선 아직 해제 통지서가 확인이 안 돼서요. 해제 통지서가 나와서 선생님께 드리고 해제가 되는 거거든요. 제가 테스크포스 팀에 문의를 했는데, 다른 분들이 계속 문의하는 중이라 확인이 안 됐어요. 제가 오늘 중으로 확인해서 내일 알려 드릴게요.
나: 알겠습니다.
4. 상록구청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받은 전화
공: 지금 확인이 돼서 전화드렸거든요. 선생님이 병원에서 27일에 치료 완료됐다고 받으셨잖아요? 이게 근데 치료 완료 후에 3일 정도 더 격리를 하셔야 해요. 그래서 31일에 자가격리 해제되시는 게 맞고요. 확진 이후 치료받으신 분은 해제 전 검사를 안 받아도 돼요. 그래서 제가 31일 11시-12시쯤 해제 전 문자를 드릴 겁니다. 그때 안내받으셔서 정오 이후에 격리 해제되시니까 그 이후부터 나가셔도 됩니다. 31일까지는 힘드셔도 참아 주시기 바랍니다.
나: 그때 확인서도 주시나요?
공: 딱히.... 그.... 자가격리 해제 통지서는 내일쯤 나오기 때문에 그것도 확인해 봐야 합니다. 만약 통지서가 발급되면 바로 선생님께 핸드폰으로 전송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