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나를 위한 집 한 칸이 없구나
260103 토 흐림
10시 반 약속 시간에 맞춰 일동 산자락 아래 집 하나 보고 왔다.
낡고 허름한 농가주택처럼 생긴 2층짜리 단독주택의 2층이었다.
대문을 들어가 뜰에서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오르내리는 구조였다.
외부에서 볼 때 마치 폐가처럼 볼품없었지만
2층 1억, 1층은 2억 얼마라 했다.
"방 세 개에 거실 넓고 공간은 모임해도 좋게 생겼네요. 문제는 전세금이죠."
2층을 둘러보고 내가 한숨 섞어 말했다.
곰팡이와 물때가 덕지덕지 낀 욕실을 볼 때 욕지기가 났다.
입주청소까지 해서 들어올 만큼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닌데 나는 어쩌자고 빈말을 했을까.
집주인은 열어두고 협의 가능하다며 전세금 얼마 준비되냐 물었다.
"준비요? 지금 전세 7천에 월세 40만 원으로 살고 있거든요. 월세 없이 살고 싶어서요, "
택도 없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입이 한양이라 떠들었다.
여지를 두려는 주인 맘을 읽으며 나도 이리저리 궁리해 보았다.
하지만 덕은 일고의 여지가 없는 집이라고 말했다.
"입주 청소와 수리와 이사비용까지 합하면 천만원은 더 들 테고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냉난방비도 채광도 골목 주차환경도 다 별로잖아."
그러게, 지금 사는 집 4층 계단을 어언 20년을 오르내려서인가.
더 노년에 살 집 조건으로는 안 맞는 집 맞다.
자, 2025년의 이사 로망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올 봄이면 같이 사는 우리 막내가 결혼을 위해 독립한다.
공식적으론 안산 집엔 주로 나 혼자 지낸다는 소리다.
팍 줄여서 7천짜리 원룸에서 나홀로 살 것인가,
다 정리하고 서울로 짝꿍과 살림을 합칠 것인가,
살던 대로 지금의 집에 또 눌러앉아 뭉갤 것인가.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라는 게 문제다.
채광과 통풍 좋고 드나들기 좋은 안전한 공간에서
나만의 집필 공간 겸 주거 공간으로 이사하고 싶다.
그 집을 위해 가진 돈은 딱 7천만원 뿐이란 게 문제다.
아~ 이상과 현실의 괴리여!
집 이야기도 할 때도 위풍당당하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