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단련하고 몸 쓰는 법을 훈련하라

위풍당당 이기는 싸움의 기술

by 꿀벌 김화숙

260113. 화. 맑음 4/-4


싸움 잘 하세요?

싸움하는 여자 좋아하세요?


올해 첫 대중 강연을 이런 질문으로 시작했다. 제목이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에다 부제가 "위풍당당 이기는 싸움의 기술"이니까. 청중은 100여명 여성노조 조합원들이었다. '싸움'에 일가견 있는 분들 앞에서 내가 감히 싸움을 가르치랴. 내 삶에서 경험한 싸움 이야기를 수다로 나누었다. 붉은 말의 해 1월이니 위풍당당 기운과 한해 축복하는 맘을 담아 드레스코드를 빨간 저고리로 결정했다.


"아뇨~~ "

"네~~"

청중의 대답은 뒤섞여 들린다. 그러나 대체로 아니란다.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런데 싸움 잘 하고 싶나요?"

이 질문에는 모두 "네~"라고 답한다. 나도 신년 해돋이 산에 가서 소원을 그렇게 빌었다고 말하며 피피티를 띄웠다. 와룡공원에서 해돋이 보는 빨간 비니 모자 쓴 내 뒷모습과 붉은 해가 떠오르는 사진. (한양성곽이라고만 하고 공원 이름이 안 떠오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같이 웃었다.) 내 새해 간절한 소원도 "싸움 잘 하고 싶어요!" 이거였다고 .


내가 정리한 싸움의 기술 1번은 "왜 어떤 싸움을 싸울 것인가, 맞서기 전에 이름을 붙여라." 2번. "몸을 단련하고 몸 쓰는 기술을 훈련하라." 이런 식으로 싸움의 기술 5가지만 정리했다. 내 삶의 경험과 100년 전의 영국 서프러제트, 그리고 영화 <에놀라 홈즈2> <싸움의 기술> <애비규환>을 소환해 버무렸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빡센 제목이지만 내 복싱 사진과 함께 유쾌하게 이어질 수 있었다. 100년 전 평등한 투표권을 위해 싸운 서프러제트도 격투기주짓스를 배워 써먹었다는 사실. 여성들이 투쟁을 장난으로 한 게 아니었다. 그들이 남성 경찰을 몸싸움으로 이기며 싸운 건 역사적 사실이다. 몸을 단련하는 게 이기는 싸움의 기술이다. 새해 복싱을 배우며 매일 더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