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가 되자

제인 구달의 책 『희망의 밥상』을 제9장에 집중해 읽다

by 꿀벌 김화숙

260114 수. 맑다흐림 2/-9



제인 구달의 책 『희망의 밥상』을 슥슥 넘기며 읽었다. 토론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은데 두꺼워서, 이리저리 숙고하며 살피게 됐다. 작년 10월 1일, 91세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와락 깨달은 점은, 내가 그의 책을 한 권도 제대로 안 읽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곤 위대한 선지자가 떠나는구나, 아쉽고 미안한 맘이었다.


나온 지 20년도 더 지난 책이건만, 지금 읽어도 제인 구달의 목소리는 선구적이다. 제9장 제목 "채식주의자가 되자"가 내 눈과 맘을 어루만졌다. 꾸밈없이 담백한 제안이 아닌가. 비건으로 살며 늘 내가 하는 고민을 일찌감치 제인구달이 실천하고 책도 여러권 남겼다. 가슴으로 화답하며 읽었다. 반갑다고, 나도 완전 채식인이라고, 선구적인 목소리 고맙다고. 함께 손잡고 채식주의자로 위풍당당 걸어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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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은 모태 채식주의자였을까? 아니다. 1970년대 초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을 읽은 게 계기였다. 1934년 생이니 마흔이 될 때까진 제인도 육식을 즐기는 평범한 영국 사람이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집약적인 동물 사육장에서 자행되는 온갖 끔찍한 일들에 대해 알게 되고, 치를 떨며 분노하게 된다. 닭들의 운명에 대해 가슴이 아팠고 공장식 사육장의 돼지 이야기엔 분노하고 정말로 눈물을 흘리며 울게 된다.


"싱어의 책을 덮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가 즐겨 먹던 맛있는 포크첩, 아침마다 프라이팬에 구워지면서 고소한 냄새로 군침이 돌게 만들던 베이컨을 생각해 보았다. 평생토록 즐겁게 먹어 온 로스트치킨, 치킨 캐서롤, 프라이드치킨, 치킨 수프.... 정신이 멍해졌다. 방금 읽은 책 내용이 눈앞에 그림처럼 떠올라 참을 수 없었다. 그 순간부터 식탁의 내 접시에 고기가 담겨 나올 때마다 나는 고통(공포)스러운 죽음을 떠올려야만 했다. 너무나 끔찍했다.

그러므로 나의 선택은 분명했다. 더 이상 고기를 먹지 말아야 했다. "(222-223)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육식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첫째, 인간의 몸은 해부학적으로 많은 양의 고기를 자주 섭취하는 데 적당치 않다.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은 장의 길이부터가 다르다. 육식 동물의 장은 짧아서(제 몸길이 정도) 먹이 중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도 부패하기 전에 재빨리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초식 동물은 식물성 먹이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길다. (보통 자기 몸의 네 배 정도) 인간의 장도 길이가 길다. 따라서 육식을 하면 고기 찌꺼기가 장에 너무 오래 머무르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아도 인간은 육식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고기를 찢거나 베어 내기 적합한 이빨도 없고 발톱도 없다. 마지막으로, 유기농 축산물을 섭취하지 않는 한 육식을 하면 공장식 사육장에서 가축을 사육할 때 사용한 항생제와 호르몬이 사람의 몸까지 오염시킨다."( 225-226)


"조카 손자 알렉스는 네 살 때 사람이 고기를 먹으려면 동물을 죽여서 그 살점을 도려 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렉스는 그 순간부터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주 자랑스럽게 채식주의를 선언했고 그 후로 1년이 넘도록 그 약속을 지켰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베이컨, 소시지, 그 외에도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알렉스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었다"(227)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대신 야채와 콩, 견과류, 씨앗 등을 섭취한다고 해서 단백질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퍼먼 박사는 말한다. 칼로리당 단백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식품은 야채와 콩 종류다. 또한 가장 위험한 식품들 중에는 포화 지방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서는 유제품과 육류 제품의 섭취가 지나치게 많은 식습관이 심장 질환과 암의 발병을 증가시키는 데 한몫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231)


인간의 건강에 이롭고 지구상에서 생명체의 생존 기회를 증가시키는 데 있어서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