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바쁜 하루였고 내일이 기대된다
2026. 01. 12. 월. 흐리다 눈오다 비오다 2도/-9도
오늘 일기 제목을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로 잡았다. 내일 내가 할 강의 제목인데,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런 하루를 살았다. 내일 사람들 앞에 ‘싸움’ 이야기 잘할 거 같다.
글쓰다가 2시 반부터 4시까지 복싱 체육관에 가서 운동했다. 러닝 20분, 자전거 6분, 줄넘기 150회. 줄넘기가 너무 어렵다. 젊은 남자들 줄넘기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 소리도 안 나고 몸이 흐트러지지도 않고 사뿐사뿐, 길게길게 한다. 나는 투닥대고 발에 걸리고 내리 100번을 뛰기가 어렵다. 복싱 라운드 공이 울릴 3분간 계속 뛰는 날이 과연 올까 싶다.
월요은 크로스핏으로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복싱은 안 하고 근육훈련을 받았다. 오늘의 훈련 기구는 더블 케틀벨 데드리프트, 푸쉬업, 스탠딩 사이드 니 업, 그리고 스쿼트. 혼자라면 절대 잘하기 어려운 운동인데 체육관에선 재미있게 했다. 내일 근육통을 사모하는 맘으로.
저녁에 416합창단 연습하러 갈 때까지 수글수글 밴드에 글 한 편 올렸다. 새 책에 들어갈 글을 글벗들과 합평하고 싶어서다. 나? 지금은 그런 싸움하는 때니까. 나 혼자보다는 상대가 있는 싸움을 배우고 있다. 글쓰기 역시 독자라는 상대를 바라보고 하는 근육운동이니까.
2시간 반 합창 연습 마치고 덕이 나를 집 앞에 떨궈 준 게 10시 7분이었다. 집에 올라올 때는 따뜻한 이불속을 생각했는데 책상 앞에 다시 앉아야 했다. 내일 강의 자료 PPT 사진 자료 수정해 보내줘야 했다. 지금 쓰고 있는 책이 내일 100여명 여성 노동자들께 맛보기 소개되는 셈이다. 사적 공적 영역에서, 위풍당당 이기는 싸움의 기술, 그런 소리를 어떻게 쉽고 재미있게 할까.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나 임팩트있게 잘하고 싶다. 그러나 늘 어렵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100년 전 영국에서 서프러제트 싸움하던 에멀린 팽크허스트가 새삼 존경스럽다. 두려움, 긴장, 부담, 피할 수 없다.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 말곤 길이 없다. 현장에서의 에너지와 내 느낌과 에너지를 믿어야지. 더 큰 지혜와 은총도 믿어야지.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 다시 검토하고 리허설하기로 한다. 자는 동안 이야기들이 내 안에서 숙성되고 정리될 것이다. 암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