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여 만세! 비바 라 비다 Viva la Vida

서울추모공원 내 갤러리에 그림 21점 중 여성 작품은 프리다 칼로 1점

by 꿀벌 김화숙

260122. 목. 맑음. -5/-14


"비바 라 비다 Viva la Vida!"

"인생이여 영원하라! 인생 만세!"


스페인어를 몰라도 많이 들어본 아름다운 말, 비바 라 비다.

삶의 아름다움과 살아있음의 환희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 그림과 문구를 서울추모공원 갤러리에서 만났다. 망자의 몸과 마지막 이별을 하는 공간에서, 화장이 이루어지는 동안 잠시 그림 구경을 하라고 마련해 놓은 거 같았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1점 그림이 죄다 서양 남성화가의 것에 여성 작가는 프리다 칼로 딱 한 사람이었다.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작품을 모은 거 까진 좋았는데, 생로병사는 여와 남이 다 하건만 어째 진시 작품은 이다지도 남성 작품 일 색이라더냐.


이 미친 남성 중심으로 기울어진 미술판을 좀 바꿔보라고 민원을 넣으려다 참았다. Viva la Vida로 프리다 칼로와 대화할 수 있으니 됐다. 그리고 화장이 완료되길 기다리는 동안 여유있게 그림 구경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래도 아쉽다. 20점 그림 작품 속엔 여성 모델이 많건만 여성 작가의 작품은 딱 하나가 뭐냔 말이다. 그것도 입구에선 전혀 안 보이는 은 벽 뒤쪽에 짱박아 둔 느낌이라니.


그래도 Viva la Vida! 1954년, 47세 프리다 칼로가 세상 떠나기 8일 전에 완성했다는 정물화의 제목이다. 수박이 덩어리로, 붉고 탐스러운 속살을 보이는 반쪽, 4분의 1쪽 등으로 쪼개져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이다. 당시 프리다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극심한 고통 중에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는데, 그림엔 생명력이 가득하다. 맨 앞 박 조각 붉은 과육에다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와 '프리다 칼로' 이름이 있다. 고통 속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와 찬사를 놓지 않았던 작가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만세다.


인생이여 만세! 노래한 프리다 칼로는 이런 멋진 말도 남겼다.

"나는 나를 그린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픈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프리다 칼로에 이입하며 나도 위풍당당 내 인생에 찬사를 보낸다.

"나는 나를 쓴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한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내 인생 만세!!!!"


사족 하나.

서울추모공원 겔러리 벽에 걸린 프리다 칼로의 이 그림에 붙은 설명판에 오타가 내 아쉬움을 더 크게 했다. 그림 곁에 동판에 적힌 제목이 "Viva la Vida"가 아니라 "Viva la Viva"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