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이 언제나 빛나길!

남성이 돌봄노동 감정노동을 직접 한다는 의미

by 꿀벌 김화숙

세상에 이런 멋진 선물을 찾아내다니! 최고다!

이야~ 도장 굿굿

역시 요절까지 새겼군.

우왕~ 여정 선물 넘 멋지다!!! 오리지날한 선물 쥐긴다~~ 좋은 아이디어에 덕이 넘 수고했어!

선물을 고민하고 챙기는 일, 이걸 사모가 아니라 목사님이 직접 했다는 것, 역사적인 날인듯!


내일이면 중국으로 돌아가는 중국 친구 여정을 위한 선물이 한글 도장으로 가족톡에 올라왔고 식구들이 우루루 화답했다. 덕이 '외국인 친구를 위한 선물'로 도장을 제안했고 내가 재가했다. 그가 시간 내서 도장지 찾아가 멋지게 새겨왔다. 나는 실물은 못 보고 사진만으로 확인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선물을 고르고 결정한다는 건 늘 쉬운 일이 아니다. 길림성에서 날아온 봉황을 선물받고 보니 나도 멋진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글쓰기에 집중하랴 일정 사이사이에 잠깐씩 고민한다고 했지만 도무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발품 검색 이런 건 딸한테 토스해 부탁해 보았다. 하지만 같은 연배면서도 어려워하는 딸. 결국 덕에게로 토스. 내 일을 그에게 미룬 게 아니라 그의 일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뒤늦은 내 깨달음이었다.


"그렇잖아. 이건 교회 식구를 챙기는 목사 일이야. 내가 버릇을 못 버리고 또 고민하느라 애썼잖아. 덕이 직접 해결해. 선물을 하든 만나서 기도하고 보내든."


냉정하고 단호하게 던지긴 했지만 그가 이렇게 잘 마무리하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어쩔 수 없다. 이번엔 마음만 나누고 보내자. 어려워 못 하겠다." 이러고 자빠질 줄 알았다. 사람의 경험이란 이렇게 무섭다. 36년 결혼 생활 동안 내 경험이 다가 아닌데 말이다. 나는 아직도 가부장제가 설정한 성별분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거다. 그만큼 그를 돌봄노동 감정노동 못하는 사람으로 보고 있었던 거다.


그러나 페미니즘 구력이 벌써 10년인데, 덕은 확실히 옛 남자 틀을 깨고 변화의 길을 자발적으로 가고 있다. 감정노동 돌봄노동 여자 일 남자 일 경계짓지 않고 핑계대지 않고 직접 하며 배워가고 있다. 중국인 친구에게 한글 도장이라는 선물을 그가 해결했다. 도장에 새겨진 이름 여정, 그 이름이 아름답다. 이름의 책임과 권위와 성공을 기원하는 우리 맘을 담은 선물이겠다.


"그래, 여정, 당신의 이름이 언제나 빛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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