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서 일어나는 '로드킬'을 아시나요?

박고은 작가의 『너도 씨앗을 품게 될 거야』북토크에 다녀와서

by 꿀벌 김화숙

260207. 토. 맑음 -4/-12


꿀벌의 여행/


윙윙 거칠고 험한 산을 날아가지요

윙윙 머나먼 나라까지 꽃을 찾아서

윙윙 조그만 날개 고단하여 너무 지쳤지만은

쉬지 않고 날아가지요

윙윙 거칠고 험한 산을 날아가지요

윙윙 머나먼 나라까지 꽃을 찾아서 야! 야! 야!


박고은 작가의 책 『너도 씨앗을 품게 될 거야』(목수책방, 2026)를 읽고 안산 화정교회에서 열린 북토크에 다녀왔다. 책은 지난 주 416합창단에서 구입해 읽었고, 월요일 416생명안전공원 예배 때 작가와 인사하고 보니 꼭 오고 싶었다. 덕이 아침에 서울에서 와서 함께 갔다.


크리스천으로서, 목회자 가족으로서, 아이 엄마요 여성 작가로서, 세월호 활동가로서, 두터운 공감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화정 교회 담임 박인환 목사님의 딸이자, 세월호로 하늘의 별이 된 유예은 양의 교회 언니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작가였다. 예은 엄마 박은희 님의 기획과 진행이 아름다웠다. 뻔하지 않은, 그러나 책과 작가를 풍성하게 알게 하는 질문들, 4명의 게스트, 음악, 모두 연결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책 속 '벌'에게 할애된 꼭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였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게 기획된 책이라 전반부는 벌의 목소리로 쓴 편지에 이어 후반부는 "공중에서 일어나는 '로드킬'을 아시나요"는 제목의 전문가 목소리였다. 개발과 건설 때문에 일어나는 생태 축 단절 문제를 '꿀벌의 로드킬'로 풀어낸 글이었다. 무거운 주제를 쉽게 하려고 책에 실린 동요 '꿀벌의 여행'에 따라 참여자들이 율동을 했다. 이어서 작가 가족이 두 딸과 함께 앞에서 율동을 했고, 어른들 중에 나가서 해야 했다.


내 별명이 '꿀벌' 아닌가. 가만히 있자니 꿀벌한테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손을 번쩍 들었고 덕의 옆구리를 찔러 둘이 함께 나갔다. 진행자 예은이 엄마가 지나치지 않고 말했다.

"와~ 이름이 꿀벌인 분이 손들어 주셨네요. 416합창단에서 별명이 꿀벌로 불리거든요."

나도 나가서 "네, 꿀벌이라서 나왔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아이처럼 즐겁게 위풍당당 율동을 했다.


기후 위기에 벌들이 사라지고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벌들이 도로를 건너 날다가 자동차에 부딫쳐 죽는다는 사실은 몰랐다. 꿀을 찾아 여행해야 하는 꿀벌에게 기후위기에다 도로까지, 너무 안전하지 않은 세상이었다. 작가는 학교가 멀어 운전해서 새로 난 도로를 달려 통학했는데, 그때 차창에 후두둑 떨어지는 벌의 죽음을 수없이 경험했다고 했다.


윙윙 거칠고 험한 산을 날아가지요

윙윙 머나먼 나라까지 꽃을 찾아서

윙윙 조그만 날개 고단하여 너무 지쳤지만은

쉬지 않고 날아가지요


공중에서도 로드킬이라니..... 가슴 아프다. 꿀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꿀벌이 이런식으로 사라지는데, 사람은 잘 살 수 있는 세상일리가 없다. 일단, 기후정의를 위한 공부와 행동을 조금 더 하자. 주변에 조금이라도 알리고 연대하고자, 이 책 5권 더 샀다. 작가가 소개한 책『꿀벌은 인간보다 강하다』도 주문했다.


지은이 박고은

숲의 회복을 도우면서 여러 '관계의 회복'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아갑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산림환경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 생태게를 연구하는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두 딸의 엄마로서 건강한 숲과 사회를 이루어 갈 어린나무와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틈틈이 동화와 노랫말 등 다양한 글을 짓고 있습니다. (책 앞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