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깨소금 뿌린 현미 가래떡에을 먹으며
260225. 수. 맑음. 16/-8
나는 떡을 좋아한다. 떡이면 다 좋아하지만 시중에 설탕소금 범벅이 된 떡은 예외다.
육식하는 사람들은 "고기는 씹는 맛"이라지만 채식하는 내겐 떡이야말로 씹는 맛이다.(어릴 적 별명이 떡숙이었다.) 탄수화물을 기피하고 고기만 먹어대는 사람들도 봤지만 나는 탄수화물을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영양소로 먹고 산다. 한끼 식사에서 탄수화물 비중이 가장 높고 식물성 중에 단백질 지방, 그다음 비타민 무기질 소량씩 고려한다. 동물성 단백질 안 먹는 내 몸은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단백질로 변환해 준다. 비건으로 먹고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현미무염가래떡을 방앗간에서 직접 뽑아 냉동해 두고 응용해 먹는 이유다.
오늘도 현미가래떡으로 나만의 예술 떡을 즐겼다. 이름하여 '검정 깨소금 뿌린 현미가래떡'이다. 엊저녁에 찐빵장미 토론 모임에 만들어 가서 나눠 먹었고 오늘은 남은 걸로 점심에 먹었다. 냉동 현미 가래떡을 찜솥에 찌는 동안 검정깨를 볶아 갈았다. 믹스허브가루랑 계피가루 그리고 소금 살짝 섞어 검정깨소금을 만들었다. 거기다 말랑말랑 쪄진 현미가래떡을 잘라 버무리면 끝. 고소하고도 허브향이 폴폴 나는 예술 떡이다.
떡을 먹는 민족 답게 떡에 관한 속담이 참 재미있다. "남의 떡 보다가 내 떡 쉰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암암. 내 손에 있는 내 떡을 즐기며 살지어다. 비건으로 살다 보니 이 말 뜻 더욱 알거 같다. 세상에 아무리 산해진미가 있으면 뭐하나, 다 그림의 떡이고, 남의 떡일뿐이다. 나는 내가 즐길 수 있는 내 떡이나 감사하며 먹고 사는 거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도 위풍당당 건강한 비건 만세!!
떡
박의용
남의 떡 보다가
내 떡 쉰다.
내 떡 먼저 먹고
남의 떡 보자.
남의 떡은 그림의 떡.
내 떡은 내 손의 떡.
그림의 떡은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워도
먹을 수 없고,
나의 떡은 비록 초라해 보여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나를 배불리는 것은
언제나
초라한 나의 떡이다.
나의 떡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