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

포식자에서 먹이로의 전락

by 꿀벌 김화숙

260226. 목. 맑음. 13/3


오늘 저녁 '백합과 장미'는 악어의 눈』(발 플럼우드, 연두, 2023)으로 토론했다. 줌으로, 7명이 함께했다. 부제 '포식자에서 먹이로의 전락'을 통해 저자는 악어에게 잡아먹힐 뻔한 경험을 통해, 인간이 생태계에서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 '먹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인간우월주의 인식에 지진을 일으키는 책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에코페미니즘이나 비건 동물권 기후정의 등을 아우르는 최고의 철학책이었다. 복싱 운동 빠지고 집중해서 발췌하며 음미하며 읽었다. 이 밤에 전철로 서울 가야 해서 길게 쓸 순 없고, 1장 발췌만 좀 올린다.




라우틀리에 따르면 그 태도는 인간우월주의 human chauvinism라는 근거 없는 믿음의 표현 즉, 오직 인간만이 중요하고 인간만이 도덕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편견이었다. 그러한 태도는 인간 그 외 것은 우리 인간에게 오직 어떤 효용성을 지닐 때에만 일정 부분 중요해진다는 편협한 자세를 취한다. 라우틀리 부부는 이 가정에 도전하면서 이와 함께 ‘새로운 환경윤리, 다시 말해 자연의 윤리가 필요한가?’라는 추요한 질문을 제기했다. 12


“우리 종이 생태적 위기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지구와 함께 사는 새로운 방법을 상상하고 실행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 자신과 높은 에너지 사용, 지나친 소비와 과도한 도구적 사회를 순응적으로 손질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호모 리플렉투스Homo reflstus의 시대, 자기비판적이고 자기 생생적이 시대가 도래했다. 경솔한 땜장이인 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결단코 새롭게 살아가는 법을 상상해내지 못할 것이다.” 18


제가 악어와 아슬아슬하게 마주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제 파충류 스승은 몸싸움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 경솔한 특성, 인간 생명의 위태로운 본성, 제가 알아야 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수많은 것에 관해서 저보다 훨씬 더 나은 심판자였습니다. 31


저는 악어의 눈을 통해 평행우주처럼 보이는 곳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곳은 ‘보통의 우주’와는 전혀 다른 규칙을 가진 우주입니다. 이 가혹하고 생소한 영토가 바로 모든 것이 흐르며, 우리가 다른 존재의 죽음을 살아가고, 다른 존재의 생명으로 죽는 헤라클레이토스적 우주입니다. 이 우주는 먹이사슬로 나타납니다. 41

제가 고기였던 세계는 제가 현실이라고 바라본 것으로부터 너무도 멀리 벗어나 있어서, 저는 그 세계를 일상의 세계로 인식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저는 평행우주를 허구로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평행우주는 현실 세계의 세속적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제 망상을 일깨우는 척도였습니다. 제게는 이 가혹한 세계를 제 것으로 인정하고 그와 화해하는 일이 큰 투쟁이었습니다. 그 인정과 화해가 바로 이 책이 제공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42


여성, 노예, 그리고 민족적 타자(이른바 ‘야만인’)와 같은 인간성의 열등한 질서는 이성에 덜 참여하고 체현과 정서성과 같은 낮은 ‘동물적’ 요소에 더 많이 참여함으로써 낮은 영역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됩니다. 인간/자연 이원론은 인간을 비인간보다 우월할 뿐 아니라 그들과 다른 종류의 존재로 간주합니다. 낮은 영역에 존재하는 비인간은 높은 영역에 있는 인간을 위한 자원에 불과합니다. 46


악어는 인간과 떨어져 있으면서 인간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무자비한 심판을 내립니다. 악어는 인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하는 자로, 우리를 본래의 크기에 맞게 재단하고 우리가 먹이사슬 위에 있는 우월한 종이라는 겉치레를 도려내며, 우리를 그저 다른 동물처럼 특정 종류의 먹이로, 그저 겉치레를 지닌 먹이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관점이나 발화하는 입장은 갈수록 문화적 표현을 거부당하고 아주 드물게나마 관신적 재현으로만 남게 됩니다.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