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머리 싫증나서 잉크퍼플로 염색을
260301. 일. 흐림. 13/4
"3.8 세계 여성의 날이 든 3월이니 기념으로 보라색 머리 어떨까?"
"세월호 유가족 순범 엄마처럼 노랑머리 연대할까?"
"빨강머리 앤은 어떻지? 초록 머리카락은?"
올 들어 심심하면 상상하던 머리 염색을 오늘 드디어 해버렸다. 반백의 머리카락이 싫증나기 시작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번 머리 색깔을 바꿔 보겠다고 상상하더니 판타지가 몽글거리고 피고지다가 3월 첫날 거사를 치렀다. 조상들은 이 3월에 대한독립만세! 거사를 행했건만 나는 12년 만의 염색으로 거사 운운하고 있다. 자연치유를 실천하며 자연 머리카락 그대로 백발까지 갈 줄 알았는데 말이다.
특징 없는 커트에 회색 머리가 너무 개성 없고 멋도 없고 재미도 없게 느껴져 참을 수가 없었다. 자연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내가 좋다고 했는데, 그게 늘 그런 건 아니었다. 점점 흰머리카락이 늘고 검은 머리카락은 줄어들고 머리숱도 이전 같지 않은데 펌 뒤끝머리가 부수수하기까지 했다. 뒷 머리는 검은 머리카락 비율이 아직은 높고 이마와 귀밑머리는 거의 백발, 염색 안 한 흰머리 개성이다, 했건만 맘이 변한 거다.
3.8기념 보라색 머리카락이 산뜻할 거 같았다. 딸을 졸라 올리브영 가서 온갖 염색약 구경을 했다. 염색약 상자에 적힌 색깔명 '잉크퍼플'로 결정했다. 글로벌 넘버 1. 이라 적힌 염색약 브랜드로 한 통 11,960원 주고 샀다. 머리카락에 발라 30분 정도 지나서 헹구고 감으면 끝. 생각보다 간단해서 좋긴 했는데 결과는 기대만큼 보라색이 선명하게 물들지 않아 아쉽다.
찬란한 보라색 머리는 없었다. 눈부신 보라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돌아다니는 상상을 했건만 결과는 그 정도는 아니다. 별 특징 없이 짙은 갈색에 가까운데 살짝 보라색이 비친달까. 얼굴 주변 앞머리일수록 좀 더 보랏빛이 도는 정도다 이럴줄 알았으면 더 과감히 새빨강이나 노랑으로 해버릴 걸, 아~~ 어딘지 아쉽고 후회막급인 이 기분은 또 뭐지? 내일 아침 자연광에선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안 해 본 짓 한 걸로 족해야 하나?
까이꺼 위풍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