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걷다가 동네 주민 화사 이충열 작가를 만나다
260308. 일. 맑음. 7/-7
3.8 세계여성의 날 오후, 짝꿍과 딸과 셋이 성북동을 걸었다. 성북천을 향해 걷는데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 화사 이충열 작가와 조우했다. 바로 근처가 집이라니, 동네 주민들끼리의 만남이었다. 너무 반가워서, 내가 서울에 머무는 날이 더 많다면 더 자주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와~~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났다~~ 어제 광장에서 인증숏을 못 찍고 헤어져서 너무너무 아쉽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여기서 보다니, 너무너무 좋아!!!"
내가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이거야말로 3.8 세계여성의 날 축제다. 화사도 마침 잠시 걷고 이제 들어가 글 쓰려한다며, 손에 들고 있던 요구르트 묶음을 뜯어 한 병씩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런 기분 좋은 만남에 이런 자연스런 호의 앞에서 '나 비건이라 사양' 이런 타령할 맘이 1도 없었다.
"감사해. 우리 어제 못 찍은 인증숏부터 찍어야 해. 백합과장미에게 소식 전하게."
마치 사진찍으려고 만난 사람들인 양 사진부터 찍었다. 내가 어제 정말정말 후회했거든. 광장에서 오랜만에 만날 사람들 어지간히 만나고 사진도 찍었는데, 화사만 사진을 안 찍고 헤어져서 너무 아쉬웠거든. 간절하면 이루어 지는 건가. 이런 기쁜 순간에 요구르트 한 병이 대수인가. 마개를 뜯어 한 모금 즐겁게 마시곤 들고 인증숏에 담았다.
들어가서 글 쓸 거란 말을 들은 이상, 오래 붙들고 서 있을 수 없었다. 그 마음 이런 상황 나도 아니까. 어여 들어가 글 쓰라며 보내 주었다. 대신 걸어가는 뒷모습까지 찍는다 소리지르며 아쉬움을 달랬다. 화사가 돌아보며 웃어 주어 다시 찰칵 사진을 찍었다. 당장 백합과장미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고 화사 만났다고 자랑했다.
작년 10월 『화가들은 왜 비너스를 눕혔을까』(이충열, 한 뼘 책방, 2019)로 토론했던 거 기억하지? 책의 저자 화사 이충열 작가를 성북동 길에서 마주쳤다고. 그때 줌 토론에 같이 접속해 서로 평어 썼던 화사를 말이야 어쩌고 저쩌고 책 링크까지 찾아 올리면서. 그리고 화사에게도 사진 3장 보내주었다.
3.8 세계여성의 날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