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다가 가족톡에 SOS
260320. 금. 맑음. 13/-4
종일 컴 앞에서 하루해가 저물었다. 오늘도 복싱 못 가고 자판만 두드렸다.
낮에 점심시간인 줄도 잊고 다다다 자판을 두드리는데 컴 화면이 휙 바뀌었다. 한글 문서 파일이 갑자기 A4 8개 두단으로 화면에 꽉 차게 나타났다.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뭘 건드렸기에 이런 장난을 치지?
당장 전화할 데를 생각하니 없다. 딸은 알바 중 핸폰 반납 상태일 테고, 짝꿍은 나처럼 버벅댈 거 같고. 막내가 수업 중이면 전화 못 받을 거 같고, 큰아들은 아예 전화할 대상이란 생각을 안 한다. 요만 일로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창피하니 혼자 버벅대 보다 결국 접는다.
급할 땐 역시 가족 단톡방이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SOS를 청한다.
"글쓰는데 한글 파일이 갑자기 요렇게 보여. 이거 우째 한장만 보이게 되돌리지? 누구 좀 도와줘~~~"
다행히 바로 막내 석이가 반응한다.
컨트롤누르고
마우스휠
돌려봐
화면 확대축소
아니면 화면 오른쪽하단에
휴~ 그거구나. 그대로 하니 바로 수습됐다.
와~~ 됐어
고마워
축소확대로 그렇게 된 거로구나
하고 보면 간단한데, 대형 참사인 줄 알고 머리가 하얘졌으니 원. 뭘 건드렸길래 화면이 이러고 자빠졌냐. 이러면서 여유있게 확대하고 아무일 아닌듯이 다다다 쓰는 나는 상상 속에만 있었지 현실은 당황 짜증 막막 허둥지둥. 누가 혼내는 것도 아닌데 쩝! 밥먹고 하는 일이 글쓰긴데, 이 꼴란 한글 파일 하나로 이러다니.
직장 다닐 때 일하다가 가끔 컴퓨터 문제로 온 식구에게 도움 청하던 상황이 생각난다. 직장 젊은 동료들한테 도움 청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바쁠 땐 민폐고, 정말 없어 보인다. 얼마나 스트레스였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