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세계문학페스타2026에서 노래하고 작가도 만나고
260329. 일. 맑음. 20/8
꿈에도 생각한 적 없는 일이 현실로 일어난 날이었다. 내가 읽은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고 책에 사인도 받았다. 그 저자들이 한국인이더라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외국인이라면 어떨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벨라루스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다. 그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 '목소리 소설'로 쓴《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로 202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소설-코러스'라고도 하는 그 책을 나도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다. 책을 챙겨 가서 작가와 인사하고 싸인을 받고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조용한 목소리였다.
또 한권의 두꺼운 책《피의 언어》에도 저자 사인을 받고 함께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작가 제인 정 트렌카는 1972년에 태어난지 6개월만에 미국 백인가정에 입양되었다. 소수인종이자 여성이자 입양인으로서 개인적인 체험을 쓴 자전적 에세이가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은 서울에서 작가이자 엑티비스트로 황동하고 있다. 나도 작가요 활동가라고 소개하며 뜨겁게 포옹할 수 있었다.
주일예배 후 숙덕이 1시 반에 혜화를 출발해 파주 출판단지로 차를 달린 덕분이었다. '지혜의 숲'에서 하는 국제 행사 'DMZ세계문학페스타2026 폐회식'에서 4.16합창단 공연하는 기회였다. 거기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고 공연 가는 길에 책을 챙겨서 갔다. '침묵의 땅에서 생명의 언어로'라는 주제대로 전쟁과 분단의 공간인 한반도의 DMZ에서 평화와 공존의 문명 전환을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자리였다.
좋아하는 작가들을 만나고 책에 싸인 받고 포옹하고 사진찍고 수다떨고. 말할 수 없는 기쁨의 기회였다. 노란 리본 티셔츠를 입고 있는 나는 분명 416합창단원으로서 거기 있었다. 하지만 나도 작가이자 활동가로 살고 있는 몸. 이런 작가들의 모임에 나도 작가로서 초대받아 왔다면 얼마나 기쁠까. 나도 노래만이 아니라 토론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목소리 내는 작가로서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