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합격한 딸 덕에 하루 느긋하게 잘 놀았다
260424. 금. 맑음. 26/3
"원님 덕에 나팔 분다." 이 재미난 속담이 생각나게 보낸 하루였다. 딸 변시 합격 덕분에 딸 곁에서 기쁨을 만끽하며 느긋하게 잘 놀았다. 엊저녁부터 단톡방마다 축하인사가 넘치고, 축하 전화도 받았다. 내가 합격한 거 아닌데, 이거야말로 원님 덕에 나팔 부는 엄마였다. 감사감사 영광영광 홀가분홀가분 그거였다.
나도 딸도 낮 일정 없는 복된 날이라 가능했다. 딸이 서울에서 안산으로 와서 집밥 점심 같이 먹고 중앙동 카페로 나갔다. 실내 말고 사람과 바람과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길가 테이블 잡아 죽치고 앉아 놀기. 로망이 이루어졌다. 커피 마시며 사람 구경하며 끝없이 수다떨며 오후 4시간 넘게 한 자리에서 보냈다. 마치 여행객처럼. 딸이 그랬다. 어느 아름다운 여행지에 온들 이보다 더 좋을까, 하늘도 사람들도 나무도, 세상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이다.
5시 반에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토론 친구 정숙이 사주는 저녁을 셋이서 먹었다. 비건식 찾아 삼만리, 돌고돌아도 없었다. 동물성 재료 빼고 만들어주겠다는 유일한 곳 국수집에서 먹었다. 비빔국수와 꼬마 김밥, 소박한 메뉴라 더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7시엔 롯데시네마 센트럴락에서 공동체상영으로 영화 <1980 사북>을 봤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또 축하 인사를 들었다. 불쑥 희야에게까지 안하던 전화를 걸었으니, 제대로 원님 덕에 나팔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