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합창단 2025-2026 찾아가는 기획공연 대장정이 끝났다
260425. 토. 맑음. 27/5
저녁 6시 40분 대구를 출발한 후 10시가 가까워지는 지금, 아직도 버스는 달린다. 416합창단의 찾아가는 기획공연 마지막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다. 밖은 깜깜, 안산이 가까워지나 보다. 도착하고 다시 서울로 가면 한밤중이 될 거라, 전세버스에서 오늘의 위풍당당 일기를 짧게 쓰기로 한다. 작년 10월부터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지방 도시를 찾아가 노래하는, 7개월의 대장정 마지막 공연이었다.
오늘 공연 장소는 대구 경북대병원 6동 10층 대강당이었다.
말은 합창단이 '찾아가는' 공연이지만 실은 대구 416연대 시민들이 열의와 헌신으로 '준비하고 맞아준' 공연이었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 살아있는 알토란 동지들과의 공감과 연대와 간식 대접 잔치였다. 관객은 100여명, 합창단원 35명이 7곡 불렀다. 시민 토크도 인상적이었다. 예은 엄마 진행, 합창단장 동혁 아빠, 그리고 대구 시민 정금교, 송영우 두분이 무대에서 대화했다. 그 중에 정금교 님은 여성 목사였다. 보수적이라는 대구에서 기독교 목사요 416활동가 중년 여성을 보니 내 눈에 눈물이 났다.
아침 6시 40분 안산 출발해 12시간만에 대구를 다시 출발해 달리는 버스, 단원들은 잠을 잔다. 아침은 가는 버스에서 샌드위치 반쪽, 점심은 리허설 중에 도시락으로, 그리고 저녁은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밥으로 먹은 하루. 그 사이사이 과일과 간식을 먹고 커피와 물을 마셨다. 공연장에서 나는 알토 덕은 베이스, 오가는 버스에서는 둘이 나라히 앉아 대화하는 짝꿍이다. 이제 안산 거의 다 와 가나 보다. 안산 416가족협의회 주차장에 내리면 숙덕은 쏜살같이 다시 승용차를 몰아 서울 혜화로 갈 것이다.
지난 7개월의 찾아가는 기획공연에 나는 6회 덕은 5회 참여했다. 제주도 공연은 일요일 끼워 모꼬지를 겸했는데, 극한 직업 목사 부부는 함께 하지 못했다. 그외 초반 공연에서 덕은 노모 돌봄 때문에 빠졌고 부산 때는 시엄마를 창원에 모셔드리는 시기와 겹쳐서 할 수 있었다. 후반 석달은 시엄마가 창원에 계시니 덕이 공연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 5월부터 석달은 시엄마가 서울에서 아들 덕의 돌봄 받는 기간이다. 딸이 수험생을 졸업했으니 할머니 돌봄 교대하면, 합창단 좀 덜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덕이 기대한단다.
강행군이었다. 그러나 충만한 시간이었다. 416합창단 활동을 하며, 세월호 엄마 아빠 곁에 있으며, 늘 경험하는 신비요 비밀이다. 산다는 게 뭔지, 우는 자와 함께 한다는 게 뭔지, 아픔과 슬픔의 사람들 곁에서 내가 도리어 치유받는 이 비밀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분명 눈물의 사람들이고 4월은 최악의 계절이다. 합창단 공연도 가장 많은 달이었다. 그만큼 위로와 용기와 환대의 계절이었다. 합창단원들도 지휘자 반주자 그리고 온마음센터 직원들도 정말 수고 많았다. 잊지 못할 대장정의 역사가 마무리됐다.
합창단 단체방에 올라온 글을 기록용으로 조금만 퍼다 옮겨 본다.
합창단장 동혁 아빠:
7개월의 대장정 7번의 찾아가는 기획공연 잘 치러내신 416합창단과 감독님들 지휘자님, 반주자님, 마음건강센터 쌤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우리 부모님들이 한발한발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말하루 병나지 않게 푹 쉬시고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행복한 꿈들 꾸세요~~
대구 시민 장학봉 님의 글:
세월호합창단의 전국순회공연 중 마지막 피날레를 대구에서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는 죽어 산천에 묻히고 자식은 죽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한 진리이다. 생떼같은 내 아이를 그것도 바다에 묻은 부모의 마음은 세월이 치유해 줄 거란 편리한 말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부모가 그 생명을 다하지 않는 한...
그들이 노래를 부른다.
노래에는 치유하는 힘이 있다.
어울려 합께하는 합창은 더욱 힘이 세다.
도저히 살아낼 수 없었던 시간들을 서로를 부둥켜 안는 마음으로 합창에 쏟았다.
서로의 소리를 존중하며, 소리를 맞춰가며,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 소리를 낮추기도 높이기도 하며, 아름답게 블랜딩하여 합창이란 게 이루어진다.
그 시간들이 쌓이고 포개져 416합창단이 위로를 전한다.
프로합창단에 버금갈 정도의 합창실력이 놀랍다.
진심을 담은 소리는 울림이 크다.
위로를 받아야 마땅한 분들이 오히려 나를 포근히 감싸 안는다.
하여 고개를 숙인다.
세월호 어머니라고 소개를 받으며 내가 먼저 울어버릴 것 같아 말을 차마 잇지 못했다.
그저 존경스러움이 맑은 아우라로 빛난다.
작년, 전주에서 처음 만난 게 계기가 되어 나도 모르는 새 416합창단 매니아가 되었다.
그동안 세월호를 기억하지 않으면 그게 인간이냐며 알량한 내 만족을 위해 팽목항을 찾아가고, 거리집회마다 참석한 것이 그냥 부끄럽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 생각난다.
"결국엔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원망과 분노를 노래로 승화시켜 도리어 위로하는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황홀하도록 아름답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416맙창단에 하늘의 복이 있으라!
통산497회 공연일지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