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차 꽃이 시들다
처음 치자 꽃 한 송이가 피었을 때는 참 예뻤다. 엄마도 예쁘다고 했다.
치자꽃은 생각보다 빨리 시들했다.
첫날 하얀빛을 아낌없이 내뿜더니 둘째 날부터 노란빛이 머물고,
며칠이 안 되어 갈색으로 타들어갔다.
엄마는 첫 번째 꽃송이가 시들해지자 한마디했다.
"치자는 키울 게 못 되네."
엄마는 꽃이 시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잎이 떨어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 늘 꽃나무 잎이 스스로 지기 전에 떼곤 했다.
처음에는 나 역시 시든 치자꽃이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서 생각해 보니
우리의 인생이 보이고, 삶과 죽음이 보여서 자연스럽게 보였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닐까.
치자꽃을 들여다보니, 미와 추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