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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Apr 28. 2021

엄마가 싫어하는 것

-치차 꽃이 시들다


처음 치자 꽃 한 송이가 피었을 때는 참 예뻤다. 엄마도 예쁘다고 했다.

치자꽃은 생각보다 빨리 시들했다.

첫날 하얀빛을 아낌없이 내뿜더니 둘째 날부터 노란빛이 머물고, 

며칠이 안 되어 갈색으로 타들어갔다.


엄마는 첫 번째 꽃송이가 시들해지자 한마디했다.

"치자는 키울 게 못 되네."

엄마는 꽃이 시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잎이 떨어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 늘 꽃나무 잎이 스스로 지기 전에 떼곤 했다. 


처음에는 나 역시 시든 치자꽃이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서 생각해 보니 

우리의 인생이 보이고, 삶과 죽음이 보여서 자연스럽게 보였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닐까.

치자꽃을 들여다보니, 미와 추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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