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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Jun 06. 2021

[책서평]하늘을 달리는 아이

-제리 스피넬리 지음, 김율희 옮김, 다른

전 세계 330만 명 독자가 사랑하는 성장소설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고르게 되었다.


이야기는 [마니악 머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얼마나 유명한지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마니악, 마니악은

최고야, 최고야

마니악, 마니악은 

학교엔 가지 않아

밤새도록 달리지

달리고 또 달리지

마니악, 마니악은 

황소에게 키스도 했지.


1부에는 아직 마니악이 되지 않은 주인공 제프리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갑자기 부모를 잃은 제프리는 숙부와 숙모에게 맡겨져 살게 된다. 불행히도 숙부와 숙모는 서로를 미워했지만 이혼은 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부부로, 집에서 서로 말조차 하지 않고, 물건도 함께 쓰지 않는다. 8년 동안 그들과 함께 살던 제프리는, 합창공연에서 숙부와 숙모에게 이렇게 소리친다.

"말해요, 말해! 서로 말해요! 말해! 말해!"

대화가 단절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을 이 일화에서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 책의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제프리는 달리기 시작한다. 별이 총총하고, 바람이 상쾌하고, 달콤한 풀 냄새가 가득한 밤을 향해 달려 나갔다. 다시는 화장실이 두 개 있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는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프리는 숙부와 숙모의 단절을 끊게 만드는 역할을 시작으로, 흑인과 백인 사회로 단절되었던 마을을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숙모와 숙부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르다는 이유로 계속 외면하고, 단절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제프리는 백인 아이다. 누구보다 잘 달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제프리는 숙모네 집을 나와 백인 동네를 떠나 흑인 동네에서 지낸다. 그리고 백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아만다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이스트엔드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백인아이인 제프리를 '마니악'으로 부른다. 아이들은 제프리를 싫어한다.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아이를 싫어한다. 피자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니면 말도 없이 설거지를 하는. 아니면 토요일 아침에 절대로 만화를 보지 않는. 아니면 피부색이 다른. 마니악은 계속 노력했지만 아직도 이 피부색 문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이스트엔드 사람들이 흑인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백인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기 몸을 열심히 살핀 후 최소한 각각 다른 일곱 가지의 그늘과 색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도 흰색을 볼 수 없었다.]

제프리가 자신의 몸에서 흰색을 찾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만들어놓은 경계의 구분이 필요한가? 경계를 왜 만들었을까, 경계의 존재로 이득을 보는 존재들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제프리는 스스로 자신의 피부색이 흰색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며 안심한다. 흑인 사회에 들어가 살게 된 제프리는 백인 사회로 돌아가라는 차별을 당하고, 결국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며 백인 마을에 되돌아온다. 제프리는 공원 들소 우리에서 생활하다가 야구장에서 일하는 노인 그레이스를 만나 함께 살아간다.

그레이슨은 흑인 마을에서 살다온 제프리를 통해 흑인들이 백인들과 동일하게 산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하지만 같은 거니? 우리가 쓰는 거랑?", "다른 점이라곤 조금도 없어요.", "물 마시는 유리컵은 다르겠지.", "왠걸요, 똑같아요." 이 말에 노인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마니악(제프리)은 포크를 내려놓았다. 

"할아버지, 그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에요." 

"나는 흑인들 집에 가본 적이 없어."

"그래서 제가 설명해 드리잖아요. 정말 똑같아요. 욕조, 냉장고, 양탄자, 텔레비전, 침대......"

그레이슨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무지가 얼마나 큰 편견을 만드는 것일까?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고, 제프리는 글을 읽지 못하는 그레이슨에게 글을 알려준다. 글을 깨치고, 그림책을 읽는 그레이슨, 그리고 둘은 소박하지만 가장 행복한 함께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그레이슨이 죽고, 제프리는 다시 흑인 사회인 이스트엔드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흑인과 백인들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자신을 피부색이 아닌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아만다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 이야기는 가장 가까운 가족인 부부 사이의 편견을 시작으로 두 사회에서의 다름, 인종차별의 편견을 달리는 아이 제프리를 통해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프리는 가족,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다름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원했다.   


[그는 마침내, 진실로, 오랜 기다림 끝에, 누군가 자기에게 집으로 오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6682208


글을 깨친 그레이슨이 가장 좋아했던 책은 <마이크 멀리건과 증기 삽차>이다.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품이다. 책을 사랑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그런 뒤 큰 목소리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노인이 글을 배우며 읽었던 모든 책을 크게 소리 내어 읽었고, 노인이 가장 좋아하던  <마이크 멀리건과 증기 삽차>를 마지막으로 읽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24092 


[하늘을 달리는 아이]는 뉴베리상을 받았다. 뉴베리상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해마다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준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문학상이다.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책을 선정하기 때문에, 선정된 도서들이 대체로 인권, 다문화, 장애 등 주제나 이야기가 따스하고 감동적인 작품들이 많다. 특히 미국이라는 사회가 다문화여서 다문화 관련 책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 뉴베리라는 이름은 18세기 영국의 서적상인 뉴베리(John Newbery)의 이름을 땄다. 뉴베리는 18세기 영국 출판업자로 서적을 대량화, 공공화시킨 인물로 그림책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9%B4%EB%B2%A0%EB%A6%AC%EC%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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