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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Jul 05. 2021

[책정리]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 사랑인지, 필요에 의한 사랑인지, - C.S 루이스 지음 /홍성사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2세기경의 라틴어 시인 아풀레이우스가 지은 <변신>에 나오는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토대로 다시 쓴 신화이다. 따라서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풀레이우스의 '큐피드와 프시케' 이야기와 아울러 루이스의 신화관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루이스는 이 책 앞부분에서 원래 신화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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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순전한 기독교, 나니아 연대기 등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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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신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신화가 '인간의 상상력 속으로 들어온 거룩한 진리의 미광'이라고 보았다. 진리 자체는 아니지만 진리의 편린은 간직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루이스는 신화가 '복음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교 신화들과 기독교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보았는데, 그 유사성을 플라톤적인  메타포를 사용하여 '태양 자체'와 '연못에 비친 태양의 그림자'관계로 이해했다. 양자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다른 것도 아니다. 루이스는 이교 신화를 지어낸 이들이 기독교 복음과 유사한 내용을 창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동시에 그는 신화에 신적인 요소 이외에도 악마적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가 함께 들어 있음을 간파하였다.


이 작품의 주된 주제 중 하나는 루이스가 <네 가지 사랑>에서 깊게 연구한 바 있는 '사랑'이다. 오루알은 이복동생인 프시케에게 각별한 사랑을 베푼다. 프시케가 신과 함께 화려한 궁전에 산다고 믿고 있었을 때, 오루알은 동생의 그 믿음을 흔들어 결국 신이 금지한 일-거룩한 어둠 속에서만 프시케를 찾아오는 신의 얼굴을 보는 일-을 하게끔 만든다. 오루알은 자신의 행동이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결국 프시케는 이 배신행위로 배고픔과 목마름 속에 유배당하게 된다.


훗날 오루알은 이웃 나라를 여행하는 도중에 프시케를 여신으로 섬기는 사원의 사제에게서 프시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이야기에는 아풀레이우스가 전하는 '큐피드와 프시케'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언니들의 질투가 프시케를 파멸로 몰아넣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큰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 오루알은 그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신들에게 항변한다. 자신은 질투 때문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랬노라고,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바로잡아 달라고. 그러나 신들에게 항변하는 가운데 오루알은 스스로 깨닫게 된다. 프시케를 향한 자신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소유하려는 사랑이었으며, 그를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사랑이었다는 것을.


오루알은 자신의 스승인 여우 선생과 경비대장인 바르디아를 존경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사랑 역시 진정 그들을 위하는 사랑이 아니라 글룸 왕국의 여왕인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었음을 후일 깨닫게 된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헤아리고 충족해 주기보다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해 그들을 희생시켰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의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진정 상대방을 위한 사랑인지, 아니면 실상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 아닌지 깊이 성찰하게 해 준다.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진정 상대방을 위한 사랑인지, 아니면 실상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 아닌지 깊이 성찰하게 해 준다.

사랑이 9할이 미움으로 바뀌었을 때에도 스스로 사랑이라고 부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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