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일이면 종일 음악을 듣는다. 아침엔 클래식과 국악 등의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을 듣고, 오후가 되면 가요나 팝송 등을 듣는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음악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 방송 작가와 PD들의 일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떤 라디오 방송작가는 식물에 관심이 많아선지, 숲해설 수업에서나 배울 법한 이야기들을 오픈 멘트로 종종 사용한다. 신문 기사에 보았던 내용이 오픈 멘트에도 나오기도 해서, 작가도 그 기사를 보았군 생각하며 혼자 빙긋 웃기도 한다. 방송을 듣다 보면 작가의 취향이나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이번에 또 하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은 PD가 음원을 고르는 방식이다. 방송에서 음악이 보통 2-3곡 정도로 묶어서 나오는데, 그 곡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빠른 비트의 엄정화의 노래와 쿨의 노래, 코요테의 노래를 묶는 것이다. 이선희의 인연과 소향의 바람의 노래를 묶는 것처럼. 소향과 이선희의 각 노래는 마치 세트처럼 묶여 다닌다. 그 곡들의 분위기가 비슷해서 같이 들었을 때 더 신이 나고, 더욱 슬퍼지는 것 같다.
라디오에서 들은 노래가 좋아서 그 한 곡을 찾아서 들어보면 이상하게 라디오에서 들었던 것처럼 좋다는 느낌이 없다. 그리고 라디오에서 좋았던 노래 리스트를 각각 찾아서 연결해 보면 음악이 그때 방송에서 들었던 것이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세트로 묶었을 때 더 좋은 음악들이었던 것이다. 라디오 방송 PD는 많은 노래들 중에서 서로 어울리는 노래들의 느낌을 참 잘 찾아서 엮는 것 같다.
오늘은 저녁에 녹음하기로 한 일을 일찍 끝내서 심심하기도 해서 나를 위한 음악 선곡 리스트를 해 보았다. 요즘 나는 변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직업의 변화, 거주 환경의 변화, 삶의 변화 등등을.
그래선지 나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변화를 갖고픈 나를 위한 선곡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잘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좋은 곡을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