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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Sep 11. 2020

Who are U?

누군가 나를 묻는다면 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최근 그림책 [빨간 나무], 다문화 이야기를 다룬 인문서 [후아유],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쓴 시집 기사를 보았다. 그래선지, 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지, 개인인 나의 시선, 우리 한국 사회의 시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일었다. 


https://news.v.daum.net/v/20200905092601267

                                 

[고용] -러메스 


하루는 삶에 너무나도 지쳐서 내가 말했어요 

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과 결핍을 해결해주셨어요 

당신에게 감사드려요

이제는 나를 죽게 해 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알았어

오늘은 일이 너무 많으니

그 일들을 모두 끝내도록 해라 그리고 내일 죽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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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마음이 얼얼했다.

이주노동자말고도 한국인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한국이 싫으면 너희 나라도 돌아가라, 70년대 우리도 그랬다 등등.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와 다르다고 그들을 경계 짓고, 그들이 경험하는 것이 우리가 이미 겪었던 아픔이기에 겪어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이고, 사회적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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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문화와 이주민의 삶을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다문화’라고 이름을 붙이고, 경계 짓고, 회피하는 다수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복지정책을 위해 규정지어진 개념이 그들에게 가혹한 프레임에 가두는 ‘레이블링’되는 건 아닐까 고민되었다. 저자는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다문화라는 이름의 네이밍을 만들었는데, 그런 네이밍으로 인해서 우리가 그 개인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집단만 보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회제도를 위해서는 구분 짓기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구분 짓기 이전에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만나야 할 것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4892079?OzSrank=1

숀 텐은 그의 많은 그림책에서 이민자의 삶을, 그리고 이방인의 외로움,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주변인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그의 그림책을 통해서 내가 이민자, 다문화 가정이라고 경계 짓고, 그들을 레이블링하는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의 마지막에 빨간 나무가 생기고 자라서 큰 나무가 된 부분은 그녀를 미소 짓게 만든 것처럼 읽는 독자들에게도 안도감을 준다. 밖은 어둡지만 그녀가 열고 들어온 입구가 환한 것처럼 그녀가 가는 길이 조금은 더 외롭지 않고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뒷면지의 붉은색과 검은색이 합쳐진 색상을 통해서 이러한 행복도 사회적 제도, 그 사회의 시선, 개개인의 가치 등으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RM이 2018년 유엔 총회에서 했던 연설이라고 한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을 이야기해 주세요."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지, 어떤 성인지, 몇 살인지 등등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이야기로 소통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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