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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Sep 03. 2020

1일 1광희

-난 요즘 1일 1광희를 한다

최근 [1일 1깡]이라는 유행어가 떴다. 이 말은 비의 깡 노래를 하루에 한 번씩 듣는다는 의미이다. 

며칠 전, 아는 후배가 물었다.

[선배, 나랑 1일 1글쓰기 안 할래?]

[응. 못해.]

[왜?]

[나 1일 1광희 해야 해.]

[엥? 연예인 광희?]

[응]


후배는 내가 언제 광희를 좋아했느냐고 의아해했다. 사실 난 광희를 좋아하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다. 그가 가수 출신 아이돌인지, 어느 그룹인지 몰랐다.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저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와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시끄러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광희를 새롭게 본 것은 우연히 유튜브 동영상 [난 슬플 땐 광희를 봐]을 보게 된 후다.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 동영상까지 가게 되었는지 의문이지만, 이 동영상을 보면서 나는 광희를 새롭게 보았다. 그 뒤 자연스럽게 늦은 밤, 잠들기 전 1일 1광희를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6stnDAcjJc 


나는 특히 그가 김구라나 강호동, 신동엽과 같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말을 하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 나는 그들의 눈빛에서 그들이 화를 내는 광희를 얼마나 예뻐하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겉으로 화를 내며 표현해도 그들은 광희가 여리고 착한 심성을 가졌다는 걸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노래를 못하기에 자신이 가수가 아닌 예능인이라고 하고, 성형돌임을 당당히 밝히고, 그것을 자신의 예능으로 활용하고, 자신의 멤버들을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성품을 내려 깎는 그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대인배인지, 멋진 아이였고, 이제 어른이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광희를 보면 내 삶도, 내 표현방식도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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