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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의 힘

-습관을 기르자

by 곽영미


책을 수십 권 내기도 했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말을 잘 꺼내지 못한다. 심지어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모르기도 했다. 내 글에 자신감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다른 작가들에 비해 아이디어나 필력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글을 쓰는 초창기에는 문창과를 나오지 않아서 묘사나 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픽션의 경우 사건을 구성 능력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글에 자신감이 없는 것은 전공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건을 구성하는 능력이나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글에 많은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분야는 소설이었다. 대학 시설 소설 한 편을 써서 신춘문예에 응모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정말 철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처음 쓴 글을 바로 신춘문예에 낼 생각을 했을까? 당연히 신춘문예에 떨어졌다. 나는 심사평이 궁금해서 전화까지 걸어서 심사평을 듣기까지 했는데, 당시 심사평은 내 원고 스토리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뒤 직장을 다니다가 동화 작법 아카데미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청소년 소설을 썼다.

역시나 처음 쓴 청소년 소설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큰 출판사 공모전에 응모했다. 뭐든지 시작하면 바로 응모해서 결과를 바라는 성격인 것 같다.ㅜㅜ

그 원고는 운이 좋았는지 본심 6편에 들어갔다. 그 뒤 청소년소설을 두 편 더 썼지만 원고가 너무 길고, 쓰고 난 뒤 진이 빠지고 지쳐서 동화로 넘어왔다. 동화 역시 여러 공모전에 응모했다. 사실 내 인생의 20~30대는 공모전 인생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학교, 직장, 공모전만을 준비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광고, 수필, 청소년소설, 동시, 동화, 시 분야 공모전을 모두 경험해 봤다. 광고, 동화, 수필로는 여러 차례 수상을 했지만, 동시와 청소년소설은 최종심까지밖에 오르지 못했다.

그 뒤 동시와 청소년소설을 쓰지 않게 되었다.

동화를 쓰다가 그림이 좋아서 그림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그림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그림책은 공부하면 할수록 어려웠다. 그림책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쓸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 쓰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은 충분히 시간이 있는데도 매일 글쓰기 습관이 생기지 않아서 쓰기가 어렵다. 오랫동안 집필활동만 하는 지인들에게 존경심이 드는 일상이다. 글쓰기와 같은 예술활동은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마감이나 공모전 일정도 없이 자신의 루틴대로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글쓰기 습관을 열심히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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