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사진 에세이] 도서관 가는 길
제주에 내려온 지 일 년. 눈이 가장 많이 내렸다.
토요일, 크리스마스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일요일에 가장 많이 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오름에 쌓인 눈들이 곱다.
한여름만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눈을 볼 수 없는 없는 삶을 살았다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알지 못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두 정거장 미리 내려 눈을 맞으며 걸었다.
추웠지만, 그래도 눈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