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장을 담그는 기분이 드는 걸 왤까?
겨울부터 시작한 퇴비 만들기 1차분이 끝났다. 2, 3차는 여전히 썩는 중.
음식 찌꺼기와 흙을 적당히 섞어서 쌀뜨물, 바닷물 조금씩 넣어 오랫동안 삭혔다.
해조류가 많은 부분의 바닷물을 조금 넣으면 그 속 미생물로 부패가 되는 음식 찌꺼기들이 잘 부패된다고 한다. 바다가 가까우니 산책 나가서 쓰레기도 주울 겸 플라스틱 통에 바닷물을 조금씩 떠오고 있다.
한 달 뒤 부패하기 시작한 음식물과 흙을 2~3일에 한 번씩 섞어주었다.
처음에는 가스와 썩은 냄새가 진동해서, 흙을 뒤엎고 나면 온몸에 가스와 냄새가 배인 것만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향긋한 과일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흙이 좋아지는 것이 눈으로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마치 퇴비가 장처럼 느껴졌고, 퇴비 만들기가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는 기분이었다.
퇴비를 볼 때마다 식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햇볕, 바람, 물이 필요하지만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흙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