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캐스터 Dec 07. 2023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많은 자기 계발 서적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추천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쉽게 몰입이 되고 힘든 상황에서 버틸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애초에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까요?

어느정도 좋아해야 할까요?


"저는 주말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평론가가 되어야 하나요? 하지만 '그정도'로 좋아하진 않아요.
제 취미가 일이 되면 삶의 낙이 없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은 많습니다.

한가로운 오후에 햇살을 맞으며 걷는 것도 좋아하고, 나른한 주말 낮잠을 자는 것도 좋아합니다.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물론 자기계발 멘토들의 의미를 곡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 중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강점으로 세우고, 그것을 꾸준히 개발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죠. 그리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될 것입니다. 어쩌면 반대 순서가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평생 찾아본 적이 없는데, 그것을 갑자기 찾으라는 것이 막막한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교육열이 '특별히' 뛰어난 아시아권에 사는 사람은 더욱 공감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원하는 것을 찾기보단 정해진 길을 '잘' 걷을 것을 추천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찾으라뇨?


저는 대학 시절부터 자기계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못해도 100권 이상은 읽은 것 같습니다. 제 기억 속에 떠오르는 대부분의 활자 속 멘토들은 '서양'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동양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금 더 영적인 그리고 심적인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데일 카네기가 서양에서 발생한 다양한 철학을 기반으로 '인간관계론'을 들고 저에게 찾아왔고, 보도 섀퍼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서양 사례가 들어있는 '부의 레버리지'라는 책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볼 때마다 밑줄치며 따라해보지만, 뭔가 근원적인 힘듬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미국, 유럽 등 서양에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역사도 자국의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를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다양한 활동 / 자원봉사 / 독립적 경험 등을 선호하는 편입니다.(제가 어린 시절 살아본 유럽은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모두가 선호하는 길이 정해져있고, 그 길 밖에 선 이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좋아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찾는 태도와 방법을 습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 갑자기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라고 해도 어려움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국적을 떠나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것을 일로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연습해 온 사람과 경계해 온 사람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도 제 대학시절 출판되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내 마음에 공감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힘들고 아픈 것은 당연해. 나는 아직 알을 깨고 있는 청춘이잖아!'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아프니까 청춘은 맞는데, 우리가 꼭 아파야 할 때 아팠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프지 않아야 할 때도 아팠던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 말입니다. 군대에 다녀오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하지만, 그런 것을 배우기 위해 군대에 갈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 中



근데 혹시 이런 메시지를 훨씬 더 어린시절에 듣고, 그것을 미리 경험했다면 조금 덜 아프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청소년 교육 관련 일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도 꿈을 찾고 있는 저는 오늘도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제 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가 당장 정답이 없다고 정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면 제 아이가 저와 같은 길을 걷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답을 찾지는 못했어도 제가 고민하고 실패하고 또 어느정도 성공했던 부분을 나누며 함께 길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알고 관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장의 꿈이 없더라도 일단 떠나서 뭐든지 해보자라고 결심하니 보이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라는 책에서 흥미로운 의견을 읽었고 공감되었습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시작하고 돈을 벌라고 말하는 건 위험한 가이드입니다. 그걸 확실히 알고 시작했던 사람은 정작 아무도 없고, 뭐든 시작했던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금 더 일찍, 빨리 좋아하는 일 그리고 꿈을 찾을 수 있으려면 좋아하는 일을 찾기위해 기다리는 것보단 무엇이다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찾더라도 그것을 좋아하는 '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길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무언가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꾸준히, 진심으로 노력하다보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찾은 답이 전해지면서 누군가는 저보다 더 일찍 이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꿈인 먼저인가요 아니면 돈이 먼저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