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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캐스터 Mar 11. 2024

세계여행 중 <전세금 투자> 일기

오... 올인?




전세금을 빼서 세계여행 중입니다.



아이까지 총 3명이서 여행을 떠나려다 보니 예산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장 제 월급이 없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도 상당했습니다. 전세금 중 여행경비를 뺀 나머지를 주식, 채권, 예금 등에 투자했지만, 폭락하지만 않으면 다행이기 때문에 혼자서 불편한 마음을 여기에 풀어봅니다.(제가 돈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ㅠ.ㅠ)



일단 여행을 계획할 때 계산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세금을 N억이라고 계산하고 세계여행을 떠났을 때 자본의 변동을 생각하면,



(+) 전세금  X  50%  X  예금이자 0.35%

(+) 전세금  X  50%  X  투자수익률?!?

(+) 아파트 관리비 및 수도세/전기세 지급 중지

(+) 자동차 관련 보험금, 세금, 주유비 등 지급 중지

(+) 아이 학원비 + 교재비 등 지급 중지


(-) 숙소비

(-) 여행경비(일상 생활비 제외)

(-) 여행자보험

(-) 월급



이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월급이 없는 것이 컸지만, 그 외에는 세계여행을 떠나는 대가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쓰는 만큼 많은 경험과 행복을 저희 가족 3명이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괜찮은 교환 같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컸던 것은 아래 두 개였습니다.



(+) 전세금  X  50%  X  투자수익률?!?

(-) 월급



투자 수익은 생각했던 것보다 희미한 영향을 줬고, 오히려 마이너스가 날 때마다 앞으로의 걱정 때문에 여행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들어오던 월급의 존재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그동안 스치고 지나간다고 무시해서 미안하다...)



결국 월급의 큰 부재를 투자로 메우려고 하다 보니 심적 부담감이 상당했습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돈 벌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전세금이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투자하였습니다. 미국 채권 ETF에 일부 넣고, 유망해 보이는(나한테만???) 주식도 일부 사고, 나머지는 현금을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투자가 '최대한 안전한' 투자가 절대로 아니라는 것입니다. 와이프와 아들이 저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참 여행에 집중하기가 쉽지만은 않더군요.



확실히 '월급'이라는 무기로 현대판 공노비가 되어버린 저는 밖에서는 무능한 사람이었습니다. 조직 안에서는 나름 인정받았지만, 그 밖에서는 당장만 원도 못 버는 사람이더군요. 그래서 더욱 지금 떠나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습니다.



회사라는 조직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제가 어느 정도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가 회사가 원하는 충분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때 이 바깥세상에 던져진다면 더욱 막막할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매를 맞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러다 방법이 없어 다시 회사생활을 하다 나이 들지도 모르지만, 당장은 이 전세금을 어떻게 굴려서 다시 여행을 올 수 있을까란 생각이 머리게 가득합니다. 투자라는 것이 마음이 급하면 안 되는 것은 알기 때문에 최대한 차분하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면 성인(聖人)이겠죠.



그렇게 오늘도 알람을 맞춰 한국장이 시작되는 새벽에 일어납니다.(시차 8시간...) 부디 오늘 장은 잠을 있도록 붉은색이 가득하길 바라며 잠에 듭니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죠. 파란 비가 내려와~!



새로운 것을 해낼 수 있도록 글도 쓰고, AI 공부도 하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긴 쉽지 않습니다. 주식도 파란색이고 날씨도 흐린 어느 날에 답답함을 여기에나마 풀어봅니다. 정확한 주식명을 쓸 수 없는 것은... 와이프와 공동 매거진을 쓰고 있기 때문이겠죠...



개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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