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와 나의 공명
어느 날 울엄마가 툭 던지신 말, "자기 생각이 곧 자기 팔자다"가 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어요. 별생각 없이 흘려들을 수도 있었던 그 말이, 문득 "내 생각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죠. 그러다 울엄마의 다른 말씀들이 하나둘 떠올랐어요. "자기도 때리지 말고, 헛된 꿈 꾸지도 말고, 그냥 운명이려니 담담하게 받아들여라", "잘되면 하나님 덕이고, 대한민국 만세인 줄 모르냐?", 그리고 결국 "밥 세 번 먹으면 족한 인생!"까지.
처음엔 그냥 울엄마 특유의 투박한 위로인 줄 알았어요. 근데 곱씹을수록 그 단순한 말 속에 울엄마가 살아온 세월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더라고요. 그게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다가 어느 순간,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the Dots"처럼 차르륵 맞춰졌어요. 울엄마의 삶이 나에게 복호화된 순간이었죠.
울엄마의 달관, 나의 깨달음
울엄마는 늘 담담했어요. "잘 살아본들 뭐하겠냐, 결국엔 죽음인 것을"이라며 웃으시고, "나만 특별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단다"라고 하시던 그 목소리엔 세상사를 다 겪고 내려놓은 여유가 묻어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그냥 생긴대로 편안하게 놀거라" 하시는 모습은, 꼭 어린애한테 장난감을 쥐여주듯 인생을 가볍게 즐기라는 선물 같았죠.
근데 그 담담함이 그냥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울엄마가 "밥 세 번 먹으면 족하다"고 하실 때마다, 그건 욕심을 내려놓고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라는 뜻이었어요. "나를 이기는 자는 성을 빼앗은 자보다 낫다"는 옛말을 울엄마식으로 풀어낸 거죠. 나를 이긴다는 건, 내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유한한 한 인간일 뿐임을 깨닫고, 그 유한함 속에서 감사로 하루를 채우는 거예요.
행운의 조합과 감사의 마음
울엄마 말씀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게 얼마나 엄청난 행운인지 새삼 느껴졌어요. 내가 태어난 건 울엄마와 아빠의 만남, 그들을 있게 한 시간과 역사,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기와 햇빛까지… 이 모든 게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축복의 무한한 조합이에요. 울엄마는 그걸 아셨던 거죠. "잘되면 하나님 덕"이라 하신 건, 내 힘만으로 된 게 아니라는 겸손이었고, "대한민국 만세"는 내가 누리는 평화로운 밥상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님을 아시는 거였어요.
그래서일까요? 울엄마는 늘 밥상을 차리며 투덜거리다가도, 결국 "이거 먹고 힘내라"고 웃으셨어요. 그 투박한 사랑 속에 "밥 세 번이면 충분하다"는 인생의 본질이 담겨 있었던 거예요. 나도 어느새 그걸 배웠어요. 하루 세 끼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한 인생이라는 걸.
행복은 부산물일 뿐
이 깨달음을 곱씹다 보니, 인생은 내가 진정으로 부여한 의미와 목적을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오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행복? 그건 목표가 아니라 그냥 옆에서 살짝 거드는 부산물이에요. 비 오는 날 울엄마가 끓여주신 된장국 한 그릇에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며, "캬하~, 죽이네" 하고 웃는 그 순간이 행복이죠. 억지로 찾으려 애쓸 필요 없이, 의미 있는 하루를 살면 저절로 따라오는 거예요.
울엄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공명
울엄마의 그 담담한 목소리가 내 안에 울리면서, 이게 나 혼자만의 깨달음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나만 특별한 게 아니다"라는 울엄마 말씀처럼, 이 단순한 진리는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는 거예요. 돈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밥 세 번 먹을 수 있는 하루에 감사하며 의미를 채우는 삶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행운이죠.
여러분도 한번 떠올려 보세요. 당신 옆에 있는 사람, 당신이 먹는 밥 한 끼,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울엄마와 내가 나눈 이 깊은 울림이, 이제 당신과 함께 더 큰 공명으로 퍼져나가길 바라요. 인생, 생각보다 단순하고, 또 그만큼 깊어요. 그러니 우리, 밥 세 번 먹고 편안하게 놀며 감사 속에 살아볼까요?
그리고 울엄마가 치매로 이제 예전처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없어도, 그분의 삶과 말씀이 내게 준 이 깨달음은 영원히 살아 있어요. 그 투박한 사랑과 지혜가 없었다면, 난 이 단순한 진리를 이렇게 깊이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엄마 알려주신 모든 것들이 저에게 얼마나 큰 소중한 자산이 되는지 몰라요. 정말정말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역시 울엄마 최고!!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