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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vocado Mar 19. 2021

에피소드를 시작하기 전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긴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그려본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반발짝 딛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지 글을 시작하며 새롭게 느껴가고 있다. 글의 제목은 무엇으로 해야 하나, 대문 사진은 어떠한 것을 넣어야 하나 등등. 글의 시작 전부터 나를 바쁘고 긴장되게 만드는 것이 있을 줄이야. 하지만 메마른 땅에 첫 삽을 내딛듯이 처음엔 힘들게 퍼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기리라는 희망으로 이렇게 첫 소절을 시작해본다.

 

  대문사진에 나와 있는 화분의 나무는 어린 Avocado이다. 늘 즐겨 먹던 아보카도를 보면 왜 이렇게 커다란 씨앗이 가운데 있는지 조금만 작았다면 즐겨먹는 부드러운 부분이 더 많으련만 하는 아쉬움을 않고 씨앗을 버리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렇게 딱딱한 씨앗 속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자라나는 것일까 혹시 씨앗도 우리가 즐겨 먹는 마카다미아처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떠 올랐다. 답은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힘들게 까 봐도 중간 아래 작은 점 같은 배아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먹을 수도 없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본건 어떻게 자라나는 것일까. 다행히도 요즘은 유튜브에 너무나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많은 영상들이 올려져 있어서 처음 배아가 발아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 가르쳐 준 것을 따라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딱딱한 씨앗을 깨고 작은 줄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신기해야 할 틈도 없이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화분과 흙을 사다 화분을 만들고 중앙에 씨앗을 심어 주었다. 따뜻한 날씨와 적당한 수분을 공급하니 드디어 파란 잎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사진에서 보이는 크기가 되었다. 뜬금없이 아보카도 이야기를 하냐 하겠지만 이 아보카도가 지금 나의 필명으로 쓰이고 있다. 자칫 버려질 수 있으나 딱딱한 껍질을 뚫고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는 모습에 반하여 글을 처음 시작하는 나의 모습을 담기에 넘쳐난다 생각했다.


  시작이 길었지만 지루하였을 미안함을 뒤로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자 이제 이글의 본론을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 편에 나누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자칫하면 옛날이야기가 되거나 요즘 말하는 꼰대같이 자기 생각만 일방적으로 내뱉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혼자 누워 옛일을 생각하며 웃음 짓는 일들을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쉬운 것 같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라도 혹은 메모라도 매일 하는 습관이 있었다면 하나하나 들춰가며 써 내려가 조금 더 세세한 과거의 기억을 꺼내 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억이 경험을 공유하고 소소한 웃음을 전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 자신하며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고자 한다. 그 써 내려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지워지는 기억이 두려워 속도를 내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기억의 지워짐과 같이 기억의 왜곡은 바로 며칠 전 있었던 일도 가끔 떠올리기를 방해한다. 다행인 것은 적어도 내가 지금 이 글을 써 내려가는 시간만큼은 예전의 시간, 장소 또 사람들과 같이 있었다는 생생함에 안도한 게 된다. 무엇을 여기에서 앞으로 써내려 가고자 하는 것일까. 다음 몇 가지 큰 틀에 담아 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지난 30년 가까이의 회사 생활 속에서 여러 서로 다른 조직에서 일해왔던 경험과 느낀 점들을 시대는 다르지만 여러 비슷한 상황에 있을 독자분들께 이야기드리고 공감을 얻고자 함이다. 세월이 변하고 사용하는 기계들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했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사람의 본질과 감성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나와 다른 감성을 가지고 계시는 다른 분들이라면 100% 공감을 만들어 가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읽으면서 "아 그렇지 시간과 장소는 달라도 다 비슷하구나"라는 속삭임 이라도 이끌어 낸다면 아마 충분한 전달이 되었지 않나 감히 상상해 본다. 지난 세월 몸 담았던 그리고 나를 받아 주었던 회사 그리고 조직들, 하나의 직장에 오랜 시간 계신 분들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이지만 인생을 블록과도 같이 넘어지지 않게 쌓아 올려 왔던 것을 회상하며 (물론 지금도 어느 직장 현직에 있듯이) 글을 읽는 분들께 하나라도 더 작은 웃음과 공감대를 이끌어 가고 싶다. 한국의 큰 회사에서부터의 시작과 몇몇 스타트업에서의 업치락 뒤치락 그리고 미국의 빅 테크 기업들에서의 서바이벌 등이 독자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은 일상의 기록들이다. 가공하지 않은 기억 저 너머 오래된 것을 끄집어내는 것은 나에게도 커다란 행복이자 반듯이 기록해 놔야 할 추억인 것이다. 도리어 가까운 과거일수록 너무나 이벤트가 많다 보니 한정된 공간에 다 담기가 벅차지만 꼭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글의 시작은 "1장 첫 직장 그리고 꿈과 도전, 2장 스타트업으로의 항해, 엎치락뒤치락, 3장 먼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희망과 의무, 4장 애플에서 난 무엇을 시작했고 느꼈지, 5장 실리콘 벨리에 또 다른 초록 공룡 구글, 6장 페이스 북, 감성으로의 진입? 끝으로 7장 인생의 여정중 한 가지 일만 해야 하나, 다른 건 안돼?"로 생에 처음 시작하는 짧지 에세이로 많은 분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데 부족함이 없기를 바란다.


  다음 큰 주제로는 이직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은 나도 모르는 노력과 운이 따랐고 다음에 등장하는 이직에 비하면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경우라 생각한다. 스타트 업의 경우는 배짱과 용기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성공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었다면 한국을 떠나 찾은 직장들은 희망, 운, 노력, 인맥, 백그라운드가 모두 조화롭게 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생각하건대 미국 회사들의 채용 시스템은 예전에 경험한 것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 경험한 것은 사람을 뽑아 놓고 자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미국의 회사들은 자리를 정해 놓고 알맞은 사람을 뽑는 것이 큰 차이라 하겠다. 이력서에 나타나는 채용공고와의 싱크로율, 몇 시간 동안의 압박면접, 같은 공간에서 1:1 면접관들과의 호흡, 질문의 이해와 합당한 답변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하면 채용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중간중간 나는 어떻게 준비했고 임했는지 에피소드로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특히 혹시라도 외국계 더 나아가 내가 예전에 몸담았던 또는 지금 이 순간 몸담고 있는 회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 시리즈, 1장에서 7장까지, 에서 얼마나 넓게 다를 수 있을까 고민했던 부분이 기술적인 용어나 내용의 설명이다. 접해보지 않았거나 아주 작은 지식만 가지고 있더라도 이해해 갈 수 있도록 설명에 신경을 쓰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고 도리어 혼란을 주지 않을까 망설인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내용을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부족하지만 담아보려 노력하였다. 더 자세하고 넓은 범위의 전문분야 내용은 다른 글을 통해서 틈틈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할 생각이다.


  부족란 글이지만 긴 인생의 한 부분을 담아갈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작은 미소를 전할 수 있기를 끝으로 기대해 본다. 자 이제 1장부터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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