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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Jul 03. 2021

호주-레드힐 와이너리에 갔더니

잘 익어가는 포도밭을 내려보며 점심 먹다.

호주 빅토리아주 동남쪽에 위치한 모닝튼 반도에는 널찍한 포도밭이 곳곳에 있다. 3면이 바다라 바닷바람이 잘 불고 반도 내륙 지역은 낮은 언덕들이 오르내려 포도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뜨거운 햇볕, 건조한 바닷바람, 충분한 강우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포도가 잘 자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포도주 즉,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가 많다는 뜻이다.^^ 레드힐 (Red Hill 붉은 언덕)과  메인 릿지(Main Ridge주 산등성이) 주변엔 이름난 와이너리가 즐비하다. 간단히 와인 테스트만 하고 판매를 하는 곳부터 유명 요리사의 레스토랑이 딸린 곳, 혹은 야외 조각 미술관과 함께 있는 곳등 규모도 시설도 다양하다.

이날 간 곳은 레드힐에 있는 폭시스 행아웃이란 상대적으로 아담한 규모의 와이너리다. 얼마 전 에이지 신문 맛집에 소개가 되어서 스크랩을 해놓았다가 가봤다. 와인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작은 접시의 요리 몇 가지를 시켰다. 대표 요리인 버섯을 갈아 만든 롤을 꼭 먹어 보라 해서 시켰더니, 매운 소스와 같이 나왔다.

소고기를 갈아 만든 미트볼은 그리스 요거트에 찍어 먹고, 관자요리는 아시아 풍의 소스로 맛을 냈다.

요리의 양이 충분치 않을 땐 빵 반 덩어리를 시키면 된다. 갓 구운 빵에 올리브기름을 적시고 온갖 허브와 넛트를 뒤섞은 가루를 찍어 먹으면 맛도 좋고 배도 부르다. 일 인당 두 접시를 시키면 점심으로 무난할 듯.. 둘의 점심으로 6만 원 가량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호주 물가를 감안할 때 비싼 것은 아니다. 샌드위치에 음료수 하나만 사 먹어도 20불 (2만 원 정도인가?)은 나오니..


호주 와인 산업이 중국과의 무역분쟁과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호주 와인이 평판이 좋아 다른 여러 나라로 수출할 방향을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런 어두운 뉴스를 뒤로 하고 와이너리를 가보면 그래도 예전과 다를 바 없이 포도는 잘도 익어가고 사람들은 평화롭게 오손도손 모여 점심을 먹는다. 

와인을 딱히 즐기지 않으면서도 와이너리 가는 걸 좋아한다. 날씨도 좋고 잘 익어가는 포도밭을 내려다보며 잠시 세상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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