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없이 달리는 양때를 보면서..
호주 농장에서는 수천, 수만 마리의 양들을 방목한다. 이쪽 들판의 풀을 죄다 뜯어먹으면 저쪽 들판으로 몰아야 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 궁금하다면 한번 살펴보자.
우선은 작은 트럭에 마른 짚단을 몇개 싣는다. (이날은 멜번에서 온 손님들을 이웃 농장에 구경삼아 모셨기에 트럭 위에 사람이 많다.)
양무리에 다가가 짚단을 몇개 던진다. 트럭을 운전하며 띄엄띄엄 계속 던진다. 주변에 있던 일부 양떼들이 먹이를 보고 쫒아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뒤에 있던 수천마리가 뛰는 앞놈을 보면서 따라온다. 앞에 뭔일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남이 뛰니까 그냥 뛴다. 짚단은 몇마리가 먹기에도 충분하지 않은데, 아무 생각없이 수천마리가 일제히 뛰는 것이다.
사진엔 그냥 양떼로 보이지만 이들은 지금 전력질주 중이다. 들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던 수천 마리의 양떼들이 일제히 죽기살기로 뛰는 모습이 대장관이기는 하다. 둔할줄 알았던 그들의 몸놀림이 재빠르고 민첩해서 놀랐다. 수천 마리의 양떼가 이쪽에서 저쪽 들판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그저 몇개의 짚단을 던져서 말이다.
양떼를 보다가 생각했다.
나는 지금 걷고 있는가 뛰고 있는가.
뛰고 있다면 왜 뛰는가.
목적이 있는가, 남들 따라 뛰는가..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땐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방향을 제대로 잡을때까지.
남들 뛸때 뛰지 않는 것을 두려워 말고
천천히 걸으면서
삶을 사색하는 인간이 되자.. (2009/8/28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