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다언어 가정에서 생기는 황당 언어유희^^

by 몽기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싱가폴인과 결혼해 호주에서 살며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와 대화를 하다 보면 황당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나는 아이에게 한국말을 하고 아빠는 아이에게 중국어를 한다. 남편은 기초적인 한국어를 하는 수준이고 난 영어에 청춘을 보내느라 중국어를 익힐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온 가족(그래 봐야 아들 하나가 더 끼는 거지만 ^^)이 모이면 부부 공용어인 영어를 한다. 이 혼란스러운 언어 환경으로 인해 우리 아이는 말이 느리지만 부모의 모국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아직도 이 혼란스러운 환경을 고수하고 있다.


** 언어유희 1- 불고기

나 : (아기를 재우며 노래한다.) ~~~ 우리 아기, 예쁘고 귀여운 우리 아기~~~

남편 : 근데, 왜 아기를 '불고기 아기'라고 하는 거지?

나 : 무슨 소리? 그렇게 노래한 적 없는데?

남편 : 지금 한 노래, 다시 해봐.

나 : ~~ 예 '쁘고귀' 여운 우리 아기~~ (헉!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군...)


** 언어유희 2-돼지

나 : (아이와 놀이를 하며) 이건 이렇게 하면 되지?

아들 : (놀다가 뭔 소리냐는 듯이) 돼지? Pig?

나 : 그 돼지가 아니고... ㅜㅜ 이 '되지'는 영어로 뭐라고 해야 하나...;;


** 언어유희 3-공룡

나 : (화장실에서 큰일 보는 아이를 거들며) 다 눴어? 그럼 이리 나와.

아들 : (어리둥절하며) 다나소어(dinosaur 공룡) ??

나 : 헉! 내 말는 그게 아니고...;;


** 언어유희 4-토끼

아빠 : (엄마가 누군가와 대화 중인 것을 알리려고) Mummy is talking.(맘 이즈 토킹)

아들 : 토끼? Rabbit?

아빠 : 야가 지금 뭔 소리여??


알고 보면 무지 우스운데,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교포 2세들이 한국말을 잘 못할 때 '부모가 한국인인데, 왜 한국말을 못 하지?'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들에게 한국말을 어떻게 가르칠지 궁리를 하다 보면, 이게 참 길고 험한 길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우리가 제2 외국어를 힘들어하는 것처럼. 어쨌거나 오늘도 난 포기하지 않고 아들과 되지도 않는 대화를 하며 웃기도 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200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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