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식물원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불빛 쇼
호주 멜번 시내 한가운데에는 로열 보타닉 가든이 있다. 170년 전통의 이 정원은 38 헥타르에 달하는 땅과 호수를 둘러싸고 전 세계에서 수집한 8500종의 식물들이 아름답게 자라고 있어 모든 관광객들이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유명한 코스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아름답고 유명하다 해도 추운 겨울밤에 그곳을 찾을 이는 없을 것이다. (호주는 지금 겨울이다.) 그래서 식물원 측은 이런 불빛 축제를 열었다. 동화처럼 환상적인 세계로 따라 가보자.
겨울 해는 일찍 저물어 5시만 넘어도 어둑하다. 평소 같으면 문을 닫을 시간인데 식물원은 색색의 불을 일제히 밝히며 입장객을 환영한다.
때로는 나무 위에 때로는 초원 위로 때로는 호수 위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늘어선 꽃나무의 색깔이 수시로 변한다. 인파를 따라가며 산책을 하다가 불빛을 감상하다가 사진도 찍는다.
차가운 밤공기가 신선하다.
꽃도 나무도 호수도 하늘도 조명에 맞춰 색을 바꾸며 장관을 이룬다.
호수 위의 불빛 쇼.
잔잔한 호수는 조용히 그 모든 변신을 반사한다. 모두들 숨을 죽인다. 요정이 튀어나올 것 같다.
꽃 터널.
빛 터널.
반딧불이 반짝이는 숲을 지나 1시간 여를 걷다 보면 동화는 끝이 난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겨울밤 산책이 즐겁기만 하다.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