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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먹자 야시장 '라우 파 셋'

싱가폴의 모든 로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이곳이 아름다운 이유.

by 몽기

잠시 싱가폴을 다녀왔다. 친구들과 간만에 만나 로컬 음식을 먹자 했더니 이곳으로 안내했다. 한국에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이 있다면 싱가폴엔 '라우 파 셋'(Lau Pa Sat) 시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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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은 이곳에서 먹을 수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팔각 통로 양쪽에 늘어선 작은 식당들은 제각기 다른 메뉴들을 요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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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이 단지 음식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유서 깊은 독특한 건축과 이야기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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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현재까지 남아있는 19세기 싱가폴 재래시장이다. 팔각형의 빅토리안 스타일 건축물은 무쇠 구조물로 장식된 8개의 통로와 천장이 아름다워 밥을 먹기 전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내부의 통로를 하나씩 걸어보게 만든다. 인력거와 달구지가 오가던 이 지역은 1970년대에 개발 붐이 일면서 하늘을 찌르는 고층빌딩들로 뒤덮이게 되었는데, 용케도 이 시장은 몇 번씩 용도를 변경하면서도 본래의 모습을 지켜내며 오늘의 먹자 야시장이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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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주변 도로를 막아 교통을 통제하고 수백 개의 테이블을 도로 한복판에 세팅한 뒤 밤새도록 사때(땅콩소스를 바른 꼬치 바베큐)를 구워낸다. 후덥한 날씨와 진동하는 고기 굽는 냄새, 도로를 점거한 세계의 관광객들이 둘러앉아 왁자지껄 놀고먹는 풍경이 이곳의 매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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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지붕 위의 시계 종탑은 지금도 때마다 벨을 울려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을 은은이 알려준다. 잽싸고 피곤한 잘난 빌딩 사이에서 '세월이 별거냐'며 다정한 위로를 품위 있게 해 준다. 밤은 깊어가고 사때는 입안에서 녹는데 옛 친구들과 나누는 옛날 옛적 이야기도 아날로그적 이곳 분위기와 썩 잘 어우러진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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