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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바닷가, 봄 풍경이 아름다워..

바닷가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다.

by 몽기


이 날은 집 근처 세인트 앤드류 바닷가를 걸었다. 늘 그렇듯 인적 없이 조용했다. 어느새 봄이 왔나 보다. 썰물로 드러난 기암괴석 위에 초록 이끼들이 덮여 있었다. 꽃밭에 꽃이 피고 잎이 새로 나듯이 바닷가의 봄 풍경에도 초록이 더해진다. 이름을 일일이 모르겠지만 파래 감태로 불리거나 그의 사촌쯤이 될 것이다.

그 사이로 새끼손톱만 한 아기 홍합들이 쪼르르 자리를 잡고 있다. 한 계절 단단히 바위에 붙어 밀물과 썰물을 버티며 집도 키우고 살도 찌울 아이들이다.

한여름에는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몰려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파도도 타겠지만,

지금은 가만히 자연의 리듬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이 거대한 바다와 바위들이.

그렇게 조용히 호흡을 하다가 한 포기의 풀을 단단한 바위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봄이라고...

나도 자연의 순리를 느껴본다. 그 평온한 호흡을 따라 시원하고 상쾌한 숨을 찬찬히 들여 쉬었다가 가만히 내뿜는다.

봄 바다는 여름 바다와 다르다. 그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찬찬이 걷는 시간은 그래서 아름답고 특별하고 감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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